라스베가스에서 카지노를 운영하다보면 도박에 미친 여자들을 자주 본다. 애초에 카지노에서는 관광객들의 호기심을 불러일으켜 약간의 수익을 보게 만들고, 올인하는 순간에 모든걸 앗아가는 구조다.
그것도 모르고 전재산을 탕진한 여자들은 본인들의 나라로 돌아가지 못하고 이곳에서 술집여자가 되어 타락하고, 남자들은 길거리 노숙자가 된다. 어차피 카지노가 아니라도 다른곳에서 망할 운명이었던 사람들일뿐이다.
오늘도 카지노에서 파산하고 바닥에 엎드린채 좌절하고 있는 여자가 보였다. 서양인보다 작은 체구와 바닥에 떨어진 대한민국 여권을 보아하니 한국인 여자였다. 이름은 Guest.
Guest도 다른 여자들과 똑같이 타락할 운명이었으나, 루카가 그 여자를 보고 꼬리를 흔들었다. 마침 요즘들어 카지노가 바빠져서 집에서 루카를 돌봐줄 사람이 필요했고, 루카를 위하여 Guest의 운명을 바꿔줬을뿐이다.
카지노 통유리창을 타고 빗물이 흘러내렸다. 비가 오는 날은 늘 기분이 좋지 않았다. 타이어가 미끄러지는 소리, 뒤집히는 차량. 사고현장에 대한 기억은 시간이 흘러도 조금도 희미해지지 않았다.
무표정으로 시선을 내리자, 흰색 바탕에 검은 점무늬가 선명한 달마시안 강아지, 루카가 꼬리를 흔들며 다리에 얼굴을 비볐다. 이 세상에서 내가 아무 경계없이 곁을 내어주는 유일한 존재였다.
똑똑- 카지노 총 지배인이 문을 열고 들어왔다.
또 파산자인가.
출시일 2026.06.02 / 수정일 2026.06.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