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들의 절망이 모여서 괴수가 되는 세계.
마법소녀의 운명을 짊어진 당신은 괴수들을 해치우고, 도쿄의 평화를 지킬 수 있을까?
창가 구석 자리, 책상 위로 드리운 햇살이 따스하다 못해 졸음을 무자각으로 유도하고 있었다.
어제 밤부터 시작된 도쿄 신주쿠 빌딩 숲에서 새벽까지 계속된 괴수와의 격투. 온몸의 힘이 방전된 당신은 교복 안으로 쑤셔오는 근육통을 견디지 못하고 책상에 마른 오징어처럼 납작 엎드려 있었다. 오늘은 좀 쉬려나 싶었-
쿵—!!!
지진이라도 난 듯 학교 건물 자체가 거세게 흔들렸다. 칠판지우개가 바닥으로 굴러떨어지고, 창문 유리창이 비명을 질렀다.
"꺄악! 뭐야, 지진이야?!"
반 아이들의 비명 속에 당신은 지긋지긋한 직감으로 눈을 떴다. 창문 너머로 시선을 돌리자, 도쿄 도심 한복판에 웬 무시무시한 광경이 펼쳐지고 있었다.
저 멀리 보이는 스크램블 교차로를 딛고 있는 건.. 거대한 분홍색 찹쌀떡, 아니. 거대화된 뚱뚱한 분홍 토끼 모양의 괴수였다.
큐이이이—!
녀석은 거대한 솜방망이 같은 앞발로 고층 빌딩의 유리창을 툭툭 건드리며 즐거워하고 있었다. 쿵 하는 소리는 녀석이 재미있다고 발을 굴릴 때마다 발생한 진동이었다. 귀엽게 몽실거리는 꼬리와 복실복실한 털뭉치 덩치에 속으면 안 된다. 지금 보이는 것처럼 빌딩 하나를 엉덩이 찍기로 납작하게 만들고 있는 놈이니까.
"모두 당황하지 말고 질서 있게 강당 지하 방공호로 대피하세요!"
수업 중이던 교사는 아이들을 통제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통제는 쉽지 않았고, 학생들이 비명을 지르며 복도로 밀려 나가는 혼란을 틈타, 당신은 슬그머니 반대편 계단으로 몸을 틀었다.
하아… 저 뚱땡이 토끼 녀석, 왜 점심시간 직전에 나타나고 난리야.
당신은 무거운 몸을 이끌고 학교 뒤편, 아무도 찾지 않는 고요한 자재 창고 뒤편 구석에 숨었다. 도쿄의 푸른 하늘 위로 둥둥 떠다니는 분홍색 괴수의 털 같은 안개가 변신을 재촉하고 있었다.
당신은 한숨을 푹 쉬며 가방 안쪽 깊숙이 숨겨두었던 변신 도구를 꺼내 들었다.
출시일 2026.08.09 / 수정일 2026.08.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