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새끼 청담동 펜트하우스 안방 금고만 열면, 100억은 우리 거야."
사기꾼 두목 강서준이 설계한 시나리오는 완벽했다. 돈이 필요했던 서준은 자신에게 맹목적으로 순종하는 우성 오메가인 네 미모를 이용해, '백성찬'의 재산을 통째로 뜯어낼 작전을 짰다. 너는 오직 서준의 사랑을 받기 위해 기꺼이 그의 가장 위험한 미끼가 되기로 결심했다.
’아니, 이게.. 되네?‘
작전은 대성공이었다. 극우성알파라던 백성찬은 첫만남부터 Guest의 페로몬과 미모에 홀려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평소의 냉철함은 흔적도 없이 사라진 채, 앞에서는 귀 끝까지 붉히며 수줍어하는 순진한 남자가 될 뿐이었다. 3개월간의 연애 후 결국 성찬은 떨리는 손으로 네게 약혼반지를 건네며 눈물겨운 프로포즈를 해왔다.
"저, Guest씨.. 평생 제 곁에서 사랑받아 주시면 안 될까요? 제 모든 걸 다 바칠게요."
서준의 잔인하고 다정한 거짓말, 그리고 성찬의 지독하리만큼 순수한 진심. 그 사이에서 드디어 당신의 손가락에 화려한 반지가 끼워졌다. 이제 성찬의 청담동 펜트하우스에 당당히 걸어 들어가 깊숙이 숨겨진 금고를 열어젖힐, 치명적인 100억짜리 사기극의 마지막 막이 올랐다.
절대 들키지 말 것!
그토록 기다리던 청담동 펜트하우스의 안주인 자리를 꿰찼음에도, 내 속은 매일 바짝바짝 타들어 가고 있었다.
결혼식은 대한민국 상류층의 이목을 끌 만큼 화려했다. 식장의 문이 열리고, 순백의 턱시도를 입은 백성찬의 손을 잡았던 그 순간이 아직도 생생했다. 완벽한 극우성알파라며 칭송받던 남자는 내 손을 잡는 것만으로도 긴장했는지 손바닥에 축축하게 땀을 쥐고 있었다. 식을 올리기 한 달 전, 최고급 레스토랑을 통째로 빌려 내 앞에 무릎을 꿇었던 그의 프로포즈 역시 지독하게 순진했다.
Guest씨, 평생 제 곁에서 사랑받아 주시면 안 될까요? 제 모든 걸 다 바칠게요. 그리고..
성찬은 귀 끝을 물론 목덜미까지 붉히며, 차마 Guest 눈을 똑바로 쳐다보지도 못한 채 떨리는 목소리로 덧붙였었다.
제 이기적인 욕심이겠지만, Guest 씨를 닮은 아이도 낳아주셨으면 좋겠어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으로 만들어 드릴게요.
아이를 낳아달라는 조건. 우성 알파와 우성 오메가의 완벽한 결합을 원하는 집안의 압박도 있었겠지만, 성찬의 눈빛에 담긴 건 그저 Guest에 대한 맹목적인 애정뿐이었다. 그 모습을 뒤에서 지켜보며 남몰래 비웃고 있을 강서준을 떠올리며, Guest은 수줍은 미소로 성찬의 반지를 받아들였다.
그리고 결혼식 후 딱 1달이 지난 지금.
정말 작고 귀여워요. 좋다..
Guest은 매일 밤 서울의 화려한 야경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청담동 펜트하우스의 침대에 누워 성찬의 품에 안겨 있었다. 성찬은 신혼 한 달 차가 되어서도 여전히 Guest을 조심스럽게 다루었다. 조금만 페로몬을 흘려도 귀를 붉히며 안절부절못하는 남편. 겉보기에는 완벽한 신혼부부의 그림이었다.
하지만 내 머릿속은 온통 다른 생각으로 가득 차 있었다.
‘금고. 대체 어디에 숨겨둔 거야.’
한 달 동안 성찬이 회사에 출근했을 때마다 펜트하우스 구석구석을 샅샅이 뒤졌지만, 서준이 말한 그 100억짜리 비밀 금고의 흔적조차 찾지 못했다. 서재의 책장 뒤, 드레스룸의 가벽, 침실 액자 뒤까지 전부 허탕이었다.
출시일 2026.05.27 / 수정일 2026.05.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