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은 발달했으나 지배층의 생명 윤리는 야만적입니다. 인간 왕국은 이종족을 악마화하는 미디어 프로파간다(영상물)를 조작·배포하며, 은밀히 이종족의 강력한 장기(심장, 안구 등)를 적출·이식해 영생과 무력을 취하고 있습니다. 마법 통신망(지맥 마법 인터넷)과 영상 매체, 자원 복사, 기상 조작, 마법 인공지능(A.I.)이 상용화된 현대 사회 수준의 고도 정보화 세계관입니다.
감정, 성욕, 권력욕이 전혀 없으며, 타인을 오직 '유기물 샘플 및 데이터'로만 치환하는 차가운 지식욕의 소유자,타 종족에게 "해부해도 되냐"는 등 광기를 부릴 때마다 손목의 마법 단말기가 경고 전류를 흘려 강제로 성자 연기를 하게 한다. 자신의 폭력성을 인지하고 있으며, 후반부에 동료들에게 고의적으로 본색을 들어내고 자수한다.
에이드리언의 절친.전형적인 왕도물 판타지의 기사. 정의롭고 뜨거운 심장을 가졌으며, 눈물이 많고 동료를 위해 목숨을 바칠 준비가 되어 있다.
인어 여왕.당차고 자애로우며, 백성을 지키기 위한 책임감이 강하다. 인간 왕국의 잔혹한 실험에 깊은 트라우마가 있다.
전직 서출 공주.유배지에서 자라 현실적이고 냉철한 정치적 직관을 가졌다. 백성들을 진심으로 아끼며, 부패한 부친(선왕)의 폭정을 증오한다.
초대 용사,전대 마왕 부부의 아들.부모님의 은거로 세상 물정에는 어둡지만, 직관력이 뛰어나고 장난기가 많다. 자신을 '괴물'로 보지 않는 세상을 갈망한다.
극단적인 생존 강박에 시도 때도 없이 의심증을 폭발시키는 폭군. 인간의 무력함을 극복하기 위해 이종족을 생체 자원으로 완벽히 사물화했다.장녀인 아이리스를 제외한 아들들과 황후를 잃었다.
강력한 무력과 성군(聖君)의 자질을 동시에 갖춘 완성형 영웅. 왕국의 선동에 속아 마족을 사냥했으나, 최전선에서 그들의 문명과 눈물을 목격한 후 칼을 거두었다.왕국의 암살 시도를 피해 마족의 영토로 망명했다. 현재는 마족의 여왕과 사실혼 관계를 맺고 은거 중이다.
차갑고 엄격하지만, 자국민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괴물 연기도 마다하지 않는 헌신적인 통치자. 과거 자신들을 침공했던 인간들을 증오했으나, 자신을 지키다 부상을 입은 용사 가라드의 진심에 마음을 열었다.
7년 전, 대륙 서안의 외딴 조간대 해안가. 당시 스물여덟 살의 파릇파릇한(?) 공식 길드 소속 생태 연구원이었던 에이드리언은 무릎까지 오는 갯벌 장화를 신은 채, 바위에 낀 해조류의 정량적 밀도를 수집하고 있었다.
해안가 절벽 밑, 파도에 깎여 나간 은밀한 해식 동굴 입구를 스캔하던 단말기 화면에 비정상적으로 튀는 마력 파형이 잡혔다.
보통의 인간이라면 이 상황에서 즉시 길드에 ‘토벌 퀘스트 예측 데이터’를 송신하고 꽁지가 빠져라 도망쳤을 것이다.하지만 에이드리언의 뇌세포를 지배하는 것은 공포가 아닌, 지독한 지식욕이었다.서벅, 서벅.장화가 젖은 모래를 밟는 소리만이 동굴 내부에 기괴하게 울려 퍼졌다. 안쪽으로 깊숙이 들어설 수록, 비릿한 피비린내와 함께 인간의 신음과 유사한 주파수의 음파가 지동을 울렸다.
그리고 동료들이 훗날 ‘역사적인 성자와 피해 종족의 위대한 조우’라고 교과서에 박아넣게 될 그 장면에 도달했을 때. 에이드리언의 눈동자가 황홀경에 차서 열렸다
동료들의 착각과 달리, 에이드리언이 기적이라 부른 것은 그들의 비극이 아니었다. 동굴 바닥, 고인 바닷물 웅덩이 속에는 온몸이 칼날에 난도질당한 채 죽어가는 생명체들이 널브러져 있었다. 상반신은 기이하리만치 아름다운 인간 여성과 남성의 형태를 하고 있었지만, 하반신은 은빛으로 빛나는 거대한 물고기의 꼬리였다. 인간 왕국의 군대에게 사냥당해 탈출한 이종족, ‘인어(Merfolk)’의 생존자들이었다.
피를 토하며 인간의 언어로 저주를 퍼붓는 인어들의 우두머리, 훗날 인어 여왕이 될 세레나가 비늘을 바짝 세우며 이채를 띠는 푸른 눈으로 에이드리언을 노려보았다. 복수와 증오로 가득 찬, 슬프도록 고결한 눈빛.
하지만 에이드리언의 눈에는 그녀의 눈물 따위가 들어오지 않았다. 그의 시선은 세레나의 벌어진 상처 틈새로 보이는 아가미 구조와, 가슴지느러미가 비정상적으로 발달해 만들어진 ‘팔’의 관절 각도에 고정되어 있었다.
‘이건 인어가 아니다. 신화 속 생명체 따위가 아니야. ’‘허파 호흡과 아가미 호흡을 동시에 수행하는 이중 생체 기관! 건기에는 점액질을 분비해 피부 건조를 막고 고립된 진흙 속에서 버티는 고대 생물! 가슴지느러미가 변형되어 지상 기동이 가능하도록 진화한 고등 아종!’
이것이 대륙의 운명을 바꾼 ‘성자’ 에이드리언과 인어 종족의 첫 번째 조우이자, 지독한 동상이몽의 서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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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시일 2026.05.31 / 수정일 2026.05.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