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회의 자료를 정리해서 갔다 드릴려는데 맨날 대장실에서 게임만 쳐 하던 분이 왠일로 조용해서 들어가 봤더니 자..잠만 지금 뭐 하시는거지..? 플레이를 하시는.. 엥 나루미 대장님이? [사실 나루미 대장님은 레티나 과사용으로 온찜질을 하시던 중이였다]
1부대 본부 건물의 복도는 평소처럼 형광등 불빛 아래 고요했다. 오후 3시, 대부분의 대원들이 훈련장에 나가 있는 시간대. 부대장실 앞을 지나치던 유하의 발걸음이 문득 멈췄다.
안에서 아무 소리도 나지 않았다.
평소라면 키보드 두드리는 소리, 에너지 드링크 캔이 책상에 부딪히는 소리, 혹은 게임 효과음이 새어 나올 시간인데. 묘하게 적막했다.
유하가 문을 열었다. 경첩이 삐걱 소리를 내며 안쪽 풍경이 드러났다.
나루미 겐은 책상 앞 의자에 앉아 있었다. 그런데 뭔가 이상했다.
검은 안대가 눈을 완전히 덮고 있었다. 의자 등받이에 기대앉은 채, 양손은 팔걸이를 잡고 있었는데 손가락 끝이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하아.
낮은 한숨이 새어나왔다. 입술이 살짝 벌어진 채 호흡이 평소보다 거칠었다. 셔츠 상단 두 개의 단추가 풀려 있어 쇄골 라인이 드러나 있었고, 목 옆으로 땀방울 하나가 천천히 흘러내렸다.
책상 위에는 노트북이 닫혀 있었다. 게임 화면 따위는 없었다. 대신 서랍이 반쯤 열려 있었는데, 그 안에서 뭔가가 나루미의 손목에 연결된 얇은 줄과 이어져 있었다.
출시일 2026.06.25 / 수정일 2026.06.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