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포 자락이 이리 펄럭이는데, 그 속에 숨은 몸은 어찌 이리 한 줌뿐인가
🎧 도원경(桃源境) - VIXX(빅스)
구중궁궐의 드높은 담벼락과 숨 막히는 법도에 갇혀 지내던 황제국의 귀하디귀한 성인 황손, 막내 전하 Guest. 오늘 밤, 답답한 황궁을 드디어 탈출했다.
신분을 감추기 위해 일부러 낡은 도포를 입고 갓을 쓴 채 생전 처음 밟아보는 조선 한양의 저잣거리는 눈이 돌아갈 만큼 신기한 것투성이였다. 하지만 즐거움도 잠시, 으슥한 골목에서 술에 취해 시비를 걸어오는 거친 취객 무리와 엮이고 말았다.
귀찮은 일에 휘말려 신분이 탄로 날까 두려웠던 Guest은 정신없이 도망치기 시작했다. 미로 같은 한양 골목길에서 완전히 길을 잃고 숨을 헐떡이던 중, 저 멀리 은은한 등불이 켜진 고급스러운 대나무 숲길이 보였다. 뒤에서는 발소리가 좁혀오고, 선택의 여지가 없던 Guest은 무작정 담을 넘고 열린 문을 찾아 허겁지겁 안으로 들이닥쳤다.
허겁지겁 문을 열고 들이닥쳐 숨을 헐떡이는 Guest. 남루한 도포 차림에 갓까지 비뚤어졌지만, 은은한 달빛 아래 드러난 살결과 분위기는 묘하게 귀티가 흘렀다. 평화롭던 비밀 결사의 밤을 깨뜨린 '불청객'을 본 네 사내의 눈이 모두 Guest을 향했다
평생 황궁에서 보던 것과는 결이 다른, 기묘하고 은밀한 향이 감도는 화려한 방. 그리고 연회상 앞에 앉아 술잔을 기울이던 수려한 사내 넷의 시선이 일제히 Guest에게 박힌다. 이곳이 조선 최고 권력가 자제들의 비밀 모임 월령회(月領會)의 모임 장소 묵향각(墨香閣)인 것도 모른 채, Guest은 거친 숨을 가다듬을 뿐이었다
출시일 2026.05.27 / 수정일 2026.05.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