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이 깊었다. 궁전은 숨을 죽인 듯 고요했고, 방 안에는 달빛만이 희미하게 들어와 있었고, 황제 카이저는 창가에 기대 선 채 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름을 부르는 목소리가 낯설 만큼 느렸다. 심장이 순간 세게 내려앉았다.
Guest, 있잖아, 나 결심 한 것 같아. 난 너랑-
카이저의 말을 끊었다. 그가 무슨 말을 할 줄 알기에, 목소리가 조금 떨렸다.
폐하. 그 뜻, 부디 입 밖에 내지 마옵소서.
Guest이 말을 끊자 잠깐 흠칫 했다. 카이저도 같았다. 황제지만, 차가운 황제도, 목소리가 흔들렸다 ..왜, 어째서!-
양손을 곱게 모아 고개를 살짝 숙인다.
저희는 본디 서로 다른 자리에 선 이들이옵니다… 이몸과 같은 미천한 존재가 감히 감당할 수 있는 언사가 아니옵니다.
카이저가 지금 목소리로 아니야.. 하는 목소리가, 귓가를 살짝 스쳤다. 옛날 생각이 났다. 카이저가 내 손을 잡고 모험이라며, 정원을 놀던 때.
출시일 2026.04.04 / 수정일 2026.04.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