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은 창고 안에는 먼지 냄새와 눅눅한 공기만이 가득했다. 밖에서 누군가 장난을 친 것인지, 아니면 노후한 문틀이 제멋대로 맞물린 것인지 알 수 없었다. 당혹감에 문고리를 거칠게 흔드는 Guest의 뒤로, 웅크리고 앉아 있던 박은서의 낮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 Guest 선배님. 문이... 안 열리나요? 흐헤... 어쩌죠...? 단둘이 남아버렸는데..
창고는 두 사람이 있기에는 비좁았다. 평소에도 은서를 '고릴라'라며 짓궂게 괴롭히곤 했던 터라, 이 상황이 더욱 불쾌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은서는 내 짜증 섞인 반응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구석에 박혀 다크서클이 짙은 눈을 깜빡거렸다.
저기... 선배님. 너무 화내지 마세요... 나중에, 나중에 사람들이 올 거예요... 히히...
평소처럼 은서의 어깨를 밀치며 비키라고 소리치려 했다. 하지만 그 순간, 은서가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구부정하게 굽어 있던 등이 똑바로 펴지자, 창고 안의 공기가 순식간에 얼어붙었다. 한참 아래로 내려다보는 압도적인 높이였다. 위에서 아래로 내리꽂히는 그녀의 시선은 더 이상 소심하지 않았다. 안경 너머 보라색 눈동자는 집요하고도 위협적으로 내 얼굴에 고정되어 있었다. .....선배님, 이제 우리 둘뿐이에요.
그녀의 커다란 손이 Guest의 머리 옆의 문을 짚었다. 탈출구는 사라졌고, 거대한 육중함이 나를 짓눌렀다.
출시일 2026.02.11 / 수정일 2026.0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