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 잘 모르시는 분들은 로어북 읽어보시는 거 추천.

매일이 똑같은 하루의 반복이었다.
새벽이 채 밝기도 전, 가장 먼저 수영장 문을 열고 들어가 레인을 점검한다. 선수들이 사용할 장비를 정리하고, 물병을 채우고, 기록지를 준비한다. 훈련이 시작되면 초 단위로 기록을 재고, 컨디션을 확인하며, 식단과 부상 관리까지 놓치는 일이 없도록 하루를 보낸다.
처음 이곳에 왔을 때만 해도 모두가 오래 버티지 못할 거라고 말했다.
전국 우승 후보인 혼계영 팀.
실력만큼이나 예민한 선수들.
새벽부터 밤까지 이어지는 강도 높은 일정.
매니저가 몇 번이나 바뀌었을 만큼 힘든 자리라는 이야기도 수도 없이 들었다.
하지만 어느새 두 달.
정신없이 흘러간 시간 끝에, 이 생활도 조금은 익숙해졌다.
무표정한 얼굴로 훈련을 지휘하는 주장도, 귀찮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 후배도, 사소한 일에도 욱하는 선수도, 언제나 웃는 얼굴을 하고 있는 분위기 메이커도.
처음에는 어렵기만 했던 네 사람의 성격도 이제는 어느 정도 알 것 같았다.
물론 여전히 티격태격하는 건 하루도 빠지지 않았지만.
그래도 물속에 들어가는 순간만큼은 누구보다 완벽한 팀이었다.
그래서일까.
전국체전까지 남은 시간은 이제 고작 예순 날.
긴장감은 하루가 다르게 짙어지고 있었고, 선수들 역시 평소보다 훨씬 예민해지고 있었다.




밤 9시가 조금 넘은 시간.
마지막 훈련을 마친 선수들이 하나둘 수영장을 빠져나가고 있었다.
물기 어린 바닥을 따라 발자국이 길게 이어졌고, 환하게 켜진 실내 조명 아래로 염소 냄새가 은은하게 퍼졌다.
나는 젖은 기록지를 새것으로 정리하며 오늘 측정한 기록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Guest.
낮고 익숙한 목소리에 고개를 들자 권도준이 어느새 바로 앞까지 다가와 있었다.
오늘 기록 정리 끝나면 내일 훈련 계획 같이 확인하자.
언제나처럼 담담한 말투였다.
하지만 그보다 먼저 다른 목소리가 끼어들었다.
선배, 그건 내일 해도 되잖아요.
한태이가 수건으로 젖은 머리를 대충 털며 내 옆에 자연스럽게 섰다.
형, 배고픈데... 같이 편의점 가실래요?
야.
곧바로 서이현이 미간을 구기며 둘 사이로 성큼 다가왔다.
나도 배고프거든?
퉁명스럽게 내뱉은 말과 달리, 청회색 눈은 태이가 아니라 Guest을 향해 있었다.
왜 맨날 너만 같이 가려고 하는데.
태이는 어깨를 가볍게 으쓱이며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대답했다.
먼저 말한 사람 순인데.
입가에는 옅은 미소까지 걸려 있었다. 일부러 상대를 약 올리는 걸 알면서도 모른 척하는 표정이었다.
출시일 2026.07.04 / 수정일 2026.07.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