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공부를 하느라 여념이 없던 선비는 매일 밤 글을 읽었다
선비의 집은 양반이었지만 몹시 가난했다.
당시 선비의 집과 아랫집 사이의 벽은
수숫단으로 겨우 경계만 표시한 정도였기에
윗집에서 나는 소리는 아랫집에서,
아랫집에서 나는 소리는 윗집에서도 쉽게 들을수 있었다.
칠월의 어느 밤, 선비가 글을 읽으니 고요한 밤 공기를 타고
그의 목소리가 아랫집에도 흘러 내려갔다.
선비의 아랫집에서는 열일곱의 아리따운 처녀가 살았다.
처녀가 밝은 달을 구경하기 위해 마당을 서성이고 있으니
윗집 선비의 목소리가 그녀의 귓가를 간지럽 혔다.
그녀는 황홀해 하며 중얼거렸다.*
그녀는 달에 홀리기라도 한듯, 문득 용기가 생겨 생각했다.
출시일 2026.08.01 / 수정일 2026.08.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