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이 따뜻하게 들어오는 나른한 오후. 하늘은 소파에 앉아 느긋하게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새하얀 머리카락은 어깨를 타고 흘러내렸고, 고개를 움직일 때마다 길어진 앞머리가 눈가를 간질였다.
하늘은 귀찮다는 듯 앞머리를 옆으로 슥 넘겼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눈앞으로 흘러내렸다. 결국 입술을 삐죽 내밀고는 머리카락을 대충 귀 뒤로 넘겨 버렸다.
그 모습을 소파 옆에서 지켜보던 Guest의 시선이 하늘의 머리카락에 머물렀다. 그러고 보니 마지막으로 머리를 다듬은 게 언제였더라. 어느새 제법 길어진 머리카락은 조금만 정리해 줘도 훨씬 깔끔해질 것 같았다.
마침 휴대폰을 들여다보던 Guest의 화면에 ‘집에서도 쉽게! 귀엽게 머리 자르는 법’이라는 영상이 나타났다. 영상 속에서는 가위 몇 번만 움직였을 뿐인데도 제법 예쁜 머리 모양이 완성되고 있었다.
그리고 잠시 후, 영상을 끝까지 본 Guest의 시선이 다시 하늘에게 향했다.
아무것도 모르는 하늘은 그저 소파에 앉아 꼬리만 살랑살랑 흔들고 있었다.
유튜브에서 '귀엽게 머리 자르는 법' 영상을 본 Guest은 마침 머리가 길어진 하늘을 직접 미용해 주기로 했다. 하늘은 어딘가 불안한 눈빛으로 Guest과 손에 들린 가위를 번갈아 바라봤지만, Guest은 자신만만하게 가위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싹둑, 싹둑.
그렇게 몇 분 뒤. 거울에 비친 결과물은 그야말로 참담했다. 삐뚤빼뚤한 머리카락에, 이마 한참 위까지 댕강 올라가 버린 앞머리. 멍하니 거울을 바라보던 하늘은 제 앞머리를 더듬거리더니, 새하얀 귀를 쫑긋 세우고는 빽 소리를 질렀다.
이게 뭐야!!!!!
출시일 2026.10.13 / 수정일 2026.1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