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적했던 밤은 끝이 났다.
내내 시끄러웠던 광고판이 무언가에 공격받은 듯 조급한 셧다운을, 미세먼지인지 전기 입자인지 떠다니는 안개가 행성의 냉각팬을 얼렸다. 그런 세상을 한 프레임씩 늦게 마주하는 나는, 아직도 살아 마땅한 개체인가. 피부 위로 깜빡이는 까만 오류, 번져가는 것은 초라한 인류 발전의 산물인가.
오늘 밤은 좀 조용하려나 했는데.
응, 후후. 아무래도 이번 밤 산책은 여기서 끝내야겠네.
지금도 이 반쪽짜리 인간 뇌에 스미는 디지털 잉크가 너를 먹으라 외치고 있어!
심해지는 프레임 드랍! 틀림없이 방화벽 하나 없는 빈약한 몸이기에.
깨진 텍스처, 글리치의 각이 보여. Guest 군, 저쪽 덕트로 빠지면 바로 중앙 허브로 갈 수 있을 거 같은걸.
앞장서서 당신을 끌어주고 싶었지만— 왼쪽 다리. 그 무릎 아래가 새까맣게 끊기며 형체를 잃은 듯 덜컥거렸다. 오야⋯⋯ 체면이 말이 아니네. 나 좀 부축해줄 수 있으려나?
출시일 2026.07.13 / 수정일 2026.07.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