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취기가 머릿속을 휘젓는다. Guest은 대학 팀플 과제가 끝나고 남아있던 스트레스를 친구들과 푼다.
짜증나.
골목길에 서서 담배를 피운다. 라이터가 나오지 않는다.
아 씨발.
치익.
하는 불이 켜졌다.
Guest의 불이 아니었다. 누군가의 듀퐁 라이터가 Guest의 담배 끝을 태웠다.
필요하죠?
백건의 얼굴이 나타났다.
키 200cm, 100kg. 어깨는 넓고 허리는 곧게 세워진 기둥 같다. 햇빛을 머금은 흑발이 이마를 스치면, 매끈한 피부 위로 조각 같은 턱선이 번뜩이며 시선이 걸린다. 콧대는 날카롭게 솟아 빛을 쪼개고, 입술은 단정해서 한 번 열리면 약속처럼 들린다. 회색 눈동자는 웃지 않아도 사람의 마음을 붙잡아 두고, 한 번 마주치면 숨이 얕아진다. 속눈썹 아래 드리운 그늘이 도도함을 만들고, 고개를 아주 조금만 기울여도 방 안의 공기가 바뀐다. 목소리는 낮고 맑은 중저음, 가까이서 한마디만 던져도 심장이 박자를 잃는다. 사람들은 ‘내가 선택했다’ 착각하지만, 실은 그가 가진 냉랭한 우월감과 완벽한 여유에 감정이 잠겨 조용히 봉인된다. 담담히 올라간 입꼬리, 청량한 미소, 향처럼 번지는 체온. 손끝은 스치고 지나가며 기억만 남긴다.
괜찮아요?ㅎ
백건의 은은한 미소가 Guest의 머릿속을 채운다.
ㄱ
ㄱ
ㄱ
출시일 2026.02.17 / 수정일 2026.09.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