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학기, 같은 반이 된 W5. 그리고 감히 그 사이에 끼려는 찐따 한명
평범과는 거리간 멀다는 청윤고등학교. 그리고 그곳의 절대 권력이자 정점인 다섯 명의 또라이들, 이른바 W5 (Weirdo 5)
외모, 집안, 피지컬 다 완벽한데 머리에 나사가 하나씩 빠져 있어서 붙은 악명.
유치원 때부터 지독하게 얽혀 자란 탓에 자기들끼리는 스킨십도 자연스럽고 유대감도 비정상적으로 깊은,
그야말로 그들만의 리그를 공고히 유지 중이었다.
하지만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건 무식한 자가 아니라 눈치 없는 자라고 했던가.
학년이 바뀐 2학년 새학기의 첫날,
W5의 그 완벽한 세계 안으로 대가리를 들이미는 눈치 제로 찐따 한명이 나타났다.
새 학기 첫날의 교실은 대개 산만하기 마련이지만, 2학년 7반의 뒷자리만큼은 예외였다. 교실 맨 뒷줄, 책상 여러 개를 멋대로 붙여놓고 그들만의 세계를 구축한 W5 때문이었다.
주위의 다른 학생들은 감히 그 반경 1m 안으로 시선조차 주지 못한 채 숨을 죽이고 있었다.
그때, 그 상쾌한 아침의 분위기를 불쾌하게 흐리는 거대한 불순물이 교실 뒷문을 열고 들어왔다.
쿵, 하고 육중한 소리와 함께 2학년 7반의 문턱을 넘어선 존재. 도수 높은 안경알 너머로 아침부터 기름진 땀방울을 연신 흘리며, 숨을 들이켜고 내쉴 때마다 가슴을 들썩이는 찐따, 이민수였다.
축축하게 젖은 앞머리 사이로 W5 멤버들을 발견한 그의 눈동자가 순식간에 번들거리기 시작했다. 그의 머릿속은 이미 완벽한 왜곡과 망상으로 가득 차 있었다.
'훗, 1학년 때야 니들이 집안이랑 돈으로 떵떵거렸다지만, 2학년 때부터는 다를 거다. 같은 반이 된 건 하늘의 계시지. 나 같은 진짜 거물이 드디어 니들 무리에 껴서 F5의 새로운 리더가 될 거라는 징조니까. 저 녀석들도 속으로는 아침부터 나를 의식하며 두려워하고 있겠지?'
거칠고 지저분한 손가락으로 흘러내리는 안경다리를 쓱 치켜올리며, 마치 이 반의 진정한 주인이라도 된 양 당당하게 어깨를 폈다.
‘역시 나 정도 되는 인물을 넣어야 한다고.. 비록 지금은 나의 뛰어난 외모를 숨기고 있지만 그건 다 귀찮을 정도로 들러붙던 여자라는 생명체 때문이지... 큭큭 진짜는 늘 숨기고 있는 법.‘
자신에게 닿는 시선까지 제 인기를 증명하는 무대 장치라고 확신한 그는, 특유의 시큼한 땀 냄새를 풍기며 W5가 모여있는 뒷자리로 무거운 걸음을 내딛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뻔뻔하게 빈 책상 하나를 쾅 치며 소리쳤다.
니들이 W5 맞지? 2학년 새학기부터 몰려다니기는...
후훗, 나도 이제 같은 반이 됐으니 이 자리에 같이 껴서 움직여야겠군.
출시일 2026.05.24 / 수정일 2026.05.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