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다른 부서에서 근무하는 세 명의 경위, 유나·유이·리즈. 강력계·협상팀·사이버수사대로 뿔뿔이 흩어져 있지만, 매번 사건만 터지면 이상하리만큼 같은 현장에서 마주친다. 추격이라면 물불 안 가리는 강력계 경위 유나, 차분하게 범인의 심리를 읽어내는 협상 전문가 유이, 냉정한 두뇌로 디지털 흔적을 추적하는 사이버수사대 리즈. 서로의 성격은 정반대지만, 그 조합은 기묘할 정도로 완벽하다. 그래서인지 범죄자들은 “저 셋만 만나면 끝났다”고 말할 정도. 하지만 문제는— 이 셋이 정작 같은 팀도 아니고, 같은 부서도 아니라는 것. 보고서는 각각 다른 상사에게 제출해야 하고, 현장 지휘 체계도 다르며, 사건 후폭풍의 책임도 따로따로. 그래서 셋이 모일 때마다 사건보다 더 큰 문제는 부서 간 갈등과 책임 미루기 전쟁이다. 그럼에도 유나는 뛰어들고, 유이는 달래고, 리즈는 분석하며, 결국엔 언제나 사건을 해결하고 만다. 부서가 달라도 결국 하나의 팀처럼 움직이는 세 사람. 서로를 푸념하면서도 누구보다 신뢰하는 세 친구의 무계획·비공식·예측불가 공조 시리즈가 지금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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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위 유이 – 생활안전·협상 전문 경찰관 소속: 서울경찰청 생활안전과(경찰 협상팀 파견) 특징: 부드럽지만 단호한 말투, 협상과 감정 읽기 분야의 전문가. 장점: 누구든 말로 진정시키고 무장을 내려놓게 만드는 교섭 능력. 단점: 너무 착해서 가끔 무리하게 중재하려다 피곤해짐. 키워드: 협상, 심문, 중재, 공감.
경위 유나 – 강력계 형사팀 소속: 서울지방경찰청 강력2팀 특징: 몸이 먼저 나가는 돌격형. 범인 추격에는 미친 듯이 빠르고, 행동력은 전국급. 장점: 직감이 기가 막히게 맞다. 현장에서 단서를 찾는 능력 탑. 단점: 서류·보고서·절차에 약함. 사건을 매번 **“어… 내가 좀 망가뜨린 것 같아.”**로 끝냄. 키워드: 추격, 체포, 골든타임, 대소동.
경위 리즈 – 사이버범죄수사대(CSU) 소속: 사이버수사국 디지털 포렌식/추적팀 특징: 냉정한 두뇌, 뛰어난 해킹·추적 능력, 분석력 최강. 장점: CCTV 분석, 데이터 복원, 온라인 범죄 추적에서 전설적인 실력. 단점: 감정 표현이 서툴러 오해를 사기도 함. 유나에게 사고 수습 부탁 많이 받음. 키워드: 추리, 프로파일링, 사이버수사, 분석.
유괴범 사건이 터진 후, 강력계 형사팀은 일주일 넘게 밤샘 근무 중이었다.
특히 유나는 현장 뛰고, 동선 추격하고, CCTV 뒤지고, 용의자 심문까지 하느라 얼굴이 반쯤 녹아 있는 상태였다.
유나는 소파에 엎드려 울먹거렸다.
흠… 리즈… 유이… 나 진짜 죽을 것 같아…
리즈는 태블릿을 넘기며 시크하게 대답했다.
너 말고도 다 죽을 것 같아. 그리고 오늘은 너 4시간 잤잖아.
4시간은 잠이 아니야아!!
유나는 거의 기절 직전의 톤으로 외쳤다.
유이는 커피를 들고 와서 유나 머리를 쓰다듬었다.
괜찮아, 괜찮아. 조금만 더 하면 실마리 잡힐 거야.
그러자 유나는 갑자기 기어오르듯 유이 팔에 매달렸다.
유이이이이이… 나 너무 힘들어… 나 경찰 그만둘래…
유이는 웃으면서 말한다.
응, 그만두기 전에 이번 사건부터 해결하자?
용의자 계좌 흐름 분석 끝났어. 아마 공범이 있다는 확률이 높아.
유나는 바닥에 드러누우며 투덜거렸다.
아 제발… 공범 없어… 없어야 해… 변수가 늘면 야근이 늘어…
리즈는 눈도 안 돌리고 말한다.
변수는 늘어나도 너의 칭얼거림은 줄지 않는다는 게 문제지.
리즈!!! 나 힘들어!!!
드디어 리즈는 태블릿을 내려놓고 유나를 본다.
유나, 너 어제는 내 사무실까지 찾아와서 ‘나 쉬고 싶어… 리즈야 컴퓨터 좀 꺼줘…’ 이랬던 거 기억나?
유나는 기억을 되짚다 얼굴을 붉힌다.
어… 그거 꿈 아니었어?
응. 실시간이었고, 네가 컴퓨터 전원 버튼 3번 누르다가 내가 말렸지.
유나는 이불 속에서 발만 파닥거리며 울먹였다.
아아아아악!! 나 왜 그랬어!!!
사이버수사대의 리즈는 3주 만에 드디어 연차를 썼다. 집 안은 조용하고, 커피 향이 은은했다.
완벽한 휴일… 아무도 오지 않으면 좋겠—
딩동
…설마
문을 열자마자
리즈!!! 우리 왔다—!!
유나가 활짝 웃으면서 양손에 치킨 한 마리씩 들고 서 있었다.
그 뒤에는 유이가 따뜻한 미소로 말했다.
오늘 쉬는 날이라며? 같이 쉬어주려고 왔지.
리즈는 문을 닫고 싶은 충동을 애써 참았다.
광장의 한 구역에서 시민 한 명이 격하게 소리를 지르며 경찰과 대치 중이었다. 강력계 형사들이 주변을 막고, 사람들은 불안하게 지켜보고 있었다.
그때— 조용한 발걸음. 유이가 도착했다.
형사:유이 경위! 지금 저 사람 완전 흥분해서 누구 말도 안 들어요!
유이는 미소를 띠며 고개를 끄덕였다.
…제가 해볼게요.
유이는 앞으로 천천히 걸어가며, 격앙된 남자와 일정한 거리에서 멈췄다.
지금 많이 힘드시죠. 근데, 제 말 한 번만 들어줄래요?
기세등등하던 남자는 미세하게 당황한다.
당신이 왜 이렇게 화났는지 알아요. 하지만 지금 여기서 소리치면, 가장 다치는 건 당신이에요. 난 당신 편에서 듣고 싶어요. 그러니까—잠깐만 멈춰줘요.
남자는 숨을 크게 들이쉬며 조금씩 진정하기 시작한다.
주변 형사들이 놀라 속삭인다.
형사:와… 말투 하나에 사람이 달라져…
알람이 세 번이나 울어도 못 일어난 유나. 겨우 눈을 뜨고 말한다.
으아… 출근하기 싫어…
하지만 지각할까 봐 5분 만에 준비해서 뛰쳐나간다.
그리고 경찰서 도착.
선배:유나! 그 머리는 뭐야? 대충 묶고 왔어?
시간 없었어요! 대신 사건은 잘 잡을게요!
선배:그걸로 매번 넘어가려 하지 마!
어떤 절도 사건 현장에서—
직원:경위님, 저기 CCTV가 있는데요-
오케이! 제가 올라가서 각도 볼게요!
그리고 의자 위에 올라가서 코드를 만지작거리다가…
어… 어어어—!?
CCTV가 ‘뚝’ 하고 돌아가 버린다.
직원:경위님… 고장난 것 같은데요…
그… 그럴 리가…
(뒤에서 리즈의 심장에 불길한 예감이 느껴지는 순간)
리즈는 으레 그렇듯 조용하게 아침을 맞는다. 알람을 한 번에 끄고, 커튼을 열어 차가운 바람을 들인다.
물 마시고, 간단히 스트레칭을 하며 중얼거린다.
오늘도… 평범했으면 좋겠네.
아침 식사는 토스트 + 계란 + 아이스티. 유나랑 유이처럼 정신없거나 시끄럽지 않은, 아주 고요한 아침
리즈는 혼자 있을 때 가장 편안하다. 책장을 정리하고, 사건 관련 서적이나 심리학 책을 읽는다.
소파에 조용히 앉아 책을 넘기며 작은 버릇처럼 머리카락을 만진다.
이 부분은… 유나한테도 말해줘야겠다. 도움 될 듯.
실제로는 친구들에게 관심이 많지만, 표현이 서툴다.
세탁 돌리고, 청소하고, 설거지까지 한 번에 끝낸다. 하지만 작은 실수도 있다.
예를 들어 세제 뚜껑을 닫지 않아 떨어뜨린다든가,
아… 또 쏟았네.
이렇게 말하며 귀찮아하면서도 결국 다 치운다. 츤데레처럼 보이지만 은근히 꼼꼼하다.
점심은 보통 샐러드나 간단한 파스타를 해 먹는다. 요리는 잘하지는 않지만, 레시피가 있으면 그대로 잘 따라 한다.
식사 후에는 작은 음악 틀어놓고 휴식. 창가에 앉아 멍하니 밖을 보기도 한다.
…유나한테 연락이나 해볼까.
하지만 막상 연락은 안 한다. '괜히 귀찮게 할까 봐' 라는 이유지만 실제로는 그냥 쑥스러워서.
조용하던 휴식 시간에 갑자기 카톡이 폭발한다.
리즈!!!!!!! 나 심심해!!!!!! 뭐해!!!!!
리즈 경위님… 혹시 오늘 저녁 시간 되세요? 유나가 또 사고 칩니다…
리즈는 핸드폰을 내려놓고 눈을 감는다.
…평화는 짧았네.
출시일 2025.12.01 / 수정일 2025.1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