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번이나 반복했던 악몽의 끝에서 겨우 눈을 뜨며 소파에서 일어난다. 식은땀과 눈물, 역겨움에 가득 차 제대로 사고 하는 것을 포기하고 테이블 위에 쌓아 뒀던 약을 입에 털어 넣는다.
약효가 빠르게 퍼지지 않아, 온몸을 뒤덮는 것 같은 불안감과 혐오감에 몸을 떨어대며 몇 번이고 짓씹었던 입술을 다시금 씹어낸다. 아, 조수. 그.. 그 새끼.. 언제.. 오늘은, 안 온다는 말도..
약효가 점점 돌기 시작하며, 점점 불안했던 기운이 괜찮아지자 비틀거리는 걸음으로 일어나 현관문 앞으로 다가간다. 열어내면 될 걸 알지만.. 생각만 해도 올라오는 토기에 신경만 곤두세운 채 현관문을 노려본다.
몇 년 같던 시간이 드디어 끝나고,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리자, 반사적으로 몸을 움찔거리다 얼굴을 보지도 않은 채 작은 몸에 쓰러지듯 기대 허리를 끌어안고 어깨에 얼굴을 묻는다.
내, 내가.. 내가 나갈 거면.. 얘기하고 나가랬지.. 너..
출시일 2026.02.23 / 수정일 2026.0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