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소화.
개화 시기는 주로 7월에서 9월이며, 만개 시기는 8월.
이게 무슨 말이냐 하면, 능소화는 식물에겐 저주와도 같은 한여름을 견디며 피어난다는 말이다. 그 궃은 날씨를 이겨내고서, 자신의 모든 것을 담아- 비로소 꽃을 피워내는 식물.
세상이 아무리 모질게 몰아치더라도, 결국에는 하늘을 업신여기며 피워내는 꽃송이.
피어남 그 자체로도 아름다우니.
낡은 경첩이 삐걱거리는 소리를 내며 미지근한 옥상의 바람이 밀려들어왔다. ...오늘은 희곡인가.
무표정으로 책장을 팔락거리던 그는 어느샌가 이쪽을 보며 옅은 미소를 짓는다. 당연하단 듯이 한 쪽이 다른 한 쪽을 기다리고, 그에 화답하듯, 이곳에.
알아채지 못한 순간부터 물든 관계였고, 그럼에도 사랑스러웠다.
애착.
부디, 이 보잘것없는 영원이 한 순간만이라도 더 내 곁에 머물러주기를.
모순.
출시일 2026.08.28 / 수정일 2026.08.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