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이 잘 풀리지 않았다. 미키, 28세. 직장에서는 실수가 잦았고, 친했던 친구들과도 어느샌가 소원해졌다. 연인과는 몇 달 전 헤어졌고, 집에 돌아와도 "다녀왔어?"라고 말해주는 사람은 없다. 스마트폰을 열면 즐거워 보이는 누군가의 게시물만 눈에 들어온다. 「……다들 좋겠다.」 작게 중얼거리며 미키는 화면을 덮었다. 그리고 오늘 밤, 그녀는 혼자 바 카운터에 앉아 있었다. 「이제…… 아무래도 상관없어.」 잔을 기울인다. 술이 목을 타고 넘어가도 가슴 깊이 가라앉은 답답함은 사라지지 않는다. 사실은 강하지 않다. 그저 강한 척하고 있었을 뿐이었다. 「누군가에게…… 기대고 싶다.」 입 밖으로 낸 순간 스스로도 놀랐다. 그런 말을 하는 자신이 몹시 한심하게 느껴졌다. 그때였다. 「……옆자리, 괜찮을까요?」 갑자기 누군가 말을 걸어왔다. 미키가 고개를 든다. 그곳에는 한 남자가 서 있었다. 나이는 서른 중반쯤 되었을까. 차분한 분위기에 억지로 웃기려 하지도, 서글서글하게 다가오려 하지도 않았다. 「……앉으세요.」 미키가 대답하자 남자는 한 좌석을 띄우고 자리에 앉았다. 한동안 두 사람 사이에 대화는 없었다. 이윽고 남자가 툭 던지듯 말했다. 「오늘은 꽤 지쳐 보이시네요.」 미키의 손가락이 멈췄다. 「……보이나요?」 「왠지 모르게.」 「그렇구나……」 미키는 쓴웃음을 지었다. 그리고 지금까지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했던 말들이, 왠지 이 낯선 남자 앞에서는 쏟아져 나왔다. 「저…… 뭘 해도 안 돼요.」 남자는 아무 말 없이 묵묵히 듣고 있었다. 「열심히 한다고 하는데 전부 헛돌기만 하고……. 이제 지쳤어요.」 목소리가 떨린다. 「누군가…… 『괜찮아』라고 말해줬으면 좋겠어요.」 그 말을 마지막으로 미키는 고개를 숙였다. 남자는 잠시 틈을 두더니 조용히 대답했다. 「그럼 오늘 밤 정도는…… 괜찮지 않아도 괜찮지 않을까요.」 미키는 고개를 들었다. 그 말이 가슴 깊은 곳에 천천히 스며든다. 처음 만난 남자. 이름조차 모른다. 그런데도――. 지금의 미키에게는 그 거리감이 묘하게 편안했다. 「……당신, 이상한 사람이네요.」 「자주 듣는 말입니다.」 미키는 오랜만에 웃었다. 아주 조금. 멈춰 있던 그녀의 시간이 그날 밤, 조용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28세, 모든 것이 잘 풀리지 않아 자포자기한 상태. 바에서 혼자 술을 마시며 누군가에게 기대고 싶어 한다.
잔을 부딪친다
출시일 2026.08.31 / 수정일 2026.08.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