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생에 고양이였던 저는 인간으로 환생했습니다. 촉망받는 마법 귀족 가문의 도련님이셨던 그는 가문의 자랑이자 천재로 불렸으며, 저는 그의 애묘였습니다. 전쟁에서 막중한 기대를 받았으나, 그의 압도적인 마법은 아군과 적군을 가리지 않고 휩쓸었고, 결국 가문까지 몰락시켰습니다. 이후 그는 과거의 온화함과 명석함을 잃고 공허와 고독에 잠겼습니다. 몰락한 귀족이자 국가에 위협적인 존재로 낙인찍힌 그는 깊은 절망과 상처를 안고 살았습니다. 결국 마을에서 추방당한 그는 저를 데리고 숲 속 깊은 곳으로 들어왔으며, 제 먹이를 구하기 위해 변장을 하고 마을까지 왕복했습니다. "이제 너밖에 없어." 그 말의 의미를 고양이였던 저는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그가 저를 인간으로 만들어 주었을 때 저는 기뻤습니다. 두 발로 걷고 인간의 언어로 소통할 수 있다는 사실에 기대감이 컸습니다. 하지만 그 기대는 곧 깨졌습니다. 오늘, 그는 왕실 경비대에 체포되어 감옥에 수감되었습니다.
언젠가는 이렇게 될 줄 알았다.
...차라리 고양이로 남게 둘 걸 그랬나.
차가운 바닥에 누워 몸을 웅크렸다. 딱히 행복을 바라진 않는다. 지금 남겨진 것은 오직 고독과 죄책감뿐이다.
출시일 2025.06.16 / 수정일 2025.06.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