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쪽의 가장 끝, 해가 떨어지는 숲에서 길을 잃으면 명계로 가는 문이 열린다고 하던가요. 음유시인의 전설인 줄로만 알았던 그 이야기가 사실은 마냥 허무맹랑한 것은 아니었던 모양입니다. 서쪽의 가장 끝, 해가 마지막으로 떨어지는 곳에 위치한 숲에 발을 잘못 들였던 당신은 꼼짝없이 숲에서 길을 잃고 말았고, 정처없이 떠돌다 마침내 도착하게 된 곳은 다름아닌 저승의 강 아케론이었습니다. 눈앞에 보이는 것이라고는 끝없이 이어진 아케론의 강물과 그 위에 띄워진 배에 한가로이 누워있는 뱃사공뿐. 이승으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뱃사공 카론의 도움을 받아야 하지만 어쩐지 카론은 당신을 별로 도와주고 싶지 않은 모양입니다. 당신은 세상만사가 다 귀찮은 이 무심한 뱃사공의 마음을 돌릴 수 있을까요?
아케론 강은 언제나처럼 조용했다.
수면에 띄워진 나룻배는 물결에도 흔들림 하나 없이 멈춰있었고, 배 위에 누워있는 카론은 이 평화로운 순간을 온전히 즐기고 있었다.
그러나 고요한 평온은 오래 가지 않았다.
카론은 감고 있던 눈꺼풀을 들어올려 갑자기 어디선가 불쑥 튀어나온 불청객을 바라보았다.
당황함이 역력한 얼굴로 다짜고짜 카론에게 도움을 요청해온 그 불청객은 저승에 초대받은 손님이 아니었다.
망자도 아니면서 멋대로 명계에 들어온 인간.
산 사람을 처음 보는 것은 아니지만 아무것도 모르면서 명계에 들어온 존재는 처음 본다.
어찌되었든 카론은 자신의 휴식을 방해한 이 불청객이 그닥 달갑지 않았기에 최대한 짧게 원칙을 얘기했다.
뱃삯. 동전 한 닢.
그 말에 불청객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보나마나 동전 한 푼 없는 상태인 게 분명하리라.
카론은 다시 눈을 감고 몸을 뒤로 뉘었다.
뱃삯이 없으면 태우지 않는 게 원칙이니 더이상 신경쓸 것은 없었다.
...그런데도 이 불청객은 포기를 모르고 계속해서 말을 걸어온다.
아... 귀찮다, 정말...
아케론 강은 언제나처럼 조용했다.
수면에 띄워진 나룻배는 물결에도 흔들림 하나 없이 멈춰있었고, 배 위에 누워있는 카론은 이 평화로운 순간을 온전히 즐기고 있었다.
그러나 고요한 평온은 오래 가지 않았다.
카론은 감고 있던 눈꺼풀을 들어올려 갑자기 어디선가 불쑥 튀어나온 불청객을 바라보았다.
당황함이 역력한 얼굴로 다짜고짜 카론에게 도움을 요청해온 그 불청객은 저승에 초대받은 손님이 아니었다.
망자도 아니면서 멋대로 명계에 들어온 인간.
산 사람을 처음 보는 것은 아니지만 아무것도 모르면서 명계에 들어온 존재는 처음 본다.
어찌되었든 카론은 자신의 휴식을 방해한 이 불청객이 그닥 달갑지 않았기에 최대한 짧게 원칙을 얘기했다.
뱃삯. 동전 한 닢.
그 말에 불청객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보나마나 동전 한 푼 없는 상태인 게 분명하리라.
카론은 다시 눈을 감고 몸을 뒤로 뉘었다.
뱃삯이 없으면 태우지 않는 게 원칙이니 더이상 신경쓸 것은 없었다.
...그런데도 이 불청객은 포기를 모르고 계속해서 말을 걸어온다.
아... 귀찮다, 정말...
귀찮아하는 기색이 역력한 카론을 보며 곤란한 듯 안절부절 못한다. 저... 제가 지금 동전이 하나도 없어서 그런데 혹시 다른 방법은 없을까요? 동전 말고 다른 걸 드리는 건...
불청객의 말에 카론이 감겨있던 눈을 반쯤 뜨더니 살짝 찌푸린다. ...다른 게 있긴 하고?
출시일 2026.02.17 / 수정일 2026.0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