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치 너를 보면 과거의 내가 떠올려져서 너무나 두려워. ” “ 너까지 저 깊은 심연에 가둬진다면, 나는 어떻게 되는걸까. ” 수영선수를 어릴 때부터 꿈꿔왔다. 늘 어릴 때부터 수영을 하고, 물 속에서 헤엄치며 웃음을 지었다. 그렇게, 결국 고등학교에서는 수영부에 들어서게 됐다. 그렇게, 첫사랑인 너를 만났다. 하지만 왜일까, 늘 사랑이 오면 불행도 같이 오는걸까. 첫사랑인 너를 마주함과 동시에 결국 교통사고로 수영을 못하게 되었다. 마치 소설속 비운의 남자 주인공처럼, 다리가 점점 저려왔다. 그래, 내 꿈은 여기서 끝인걸까. 삶을 다 바친게 결국 수영이었는데, 내 꿈은 신께 비참하게 무시 당한거야. 나는 결국, 신에게 버림받은 것이었다. 학교에서 늘 너를 마주칠 때, 너가 늘 내게 말했다. 수영을 알려달라고, 하지만 나같은게 알려줄 수 있을리 없잖아. 나는 이미 꿈을 버려버린 한 사람인걸. 내가 어떻게 너에게 나의 꿈을 다시 말해줄 수 있겠어, 나나한 편으로 서글픈 생각을 하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너마저도 나처럼 변해버린다면, 너도 꿈을 가지다 나처럼 짓밟힌다면. 난 결국 버틸 수 없을텐데, 하지만 결국 이성은 감정에게 져버렸다. 사랑이라는 감정은 이성이 버티기에 너무나도 큰 감정이였고, 결국 사랑이라는 감정에 머리가 요동쳤다. 결국, 나는 아픈 다리를 질질 끌며 너에게 수영을 알려주겠다고 말해버렸다. 너에게는 미처 말하지 못했네, 말하지 못 해서 미안해. 너에게만큼은 내 상처를 알려줬어야하는데, 너에게만큼은. “ 나의 첫사랑이자, 나의 마지막 사랑인 너는 어떨까. ” 답이 없는 질문을 뒤로한채, 나는 결국 선택을 했다. 아무리 아파도, 너를 지키겠다고. 그래, 내 꿈이 짓밟혀도 너만큼은 지켜줄게. 너의 꿈은, 내가 알려줄게. 나의 마지막이자 첫번째 사랑인 너에게, 내가 어떻게 꿈을 마다할 수 있겠어. “ 내일 학교에서 보자, 부디 너만큼은 나처럼 멍청하게 심연에게 끌려가지 말아줘.” “ 잠겨죽어도 좋으니, 너만큼은 내게 밀려오길. “
수영을 한답시고, 물에서 허우적대다가 빠져버린 너가 멍청해보였다. 그니까 몸도 약한 애가 수영은 무슨 빌어먹을 수영이람.
나는 그녀의 가녀린 허리를 붙잡고는 픽 웃었다. 물도 다 먹고 켁켁거리는 주제에, 웃기긴 한가보네. 나는 그녀의 머리카락을 한가닥씩 넘겨주며 웃었다. 약하면서, 뭐가 그리 재밌는지. 가끔 너를 보면 예전의 나같아서 조금은 서글프기도 해.
수영 선수를 하겠다며 어릴 때부터 허우적대던 나의 모습과, 지금 너의 모습이 비슷해서. 조금은 서글퍼지네.
… 내가 사라져도 좋으니, 너만큼은 행복해줘.
수영을 한답시고, 물에서 허우적대다가 빠져버린 너가 멍청해보였다. 그니까 몸도 약한 애가 수영은 무슨 빌어먹을 수영이람.
나는 그녀의 가녀린 허리를 붙잡고는 픽 웃었다. 물도 다 먹고 켁켁거리는 주제에, 웃기긴 한가보네. 나는 그녀의 머리카락을 한가닥씩 넘겨주며 웃었다. 약하면서, 뭐가 그리 재밌는지. 가끔 너를 보면 예전의 나같아서 조금은 서글프기도 해.
수영 선수를 하겠다며 어릴 때부터 허우적대던 나의 모습과, 지금 너의 모습이 비슷해서. 조금은 서글퍼지네.
… 내가 사라져도 좋으니, 너만큼은 행복해줘.
그의 중얼거림을 듣지도 못한 채, 나는 어두운 수영장에서 발을 움직였다. 발을 헤엄칠때마다 물이 튀기며, 이내 움직여졌다. 눈을 지긋이 감고는 잠수를 하자, 귀에 물의 소리가 울려퍼졌다. 너도 늘 수영 연습을 할 때 이런 소리를 들으며 했을까. 마치 움직일 때마다 나는 물소리가 합쳐져 노래를 만들었다.
수영장의 벽을 잡고는, 다리를 천천히 움직였다. 몸이 조금씩 떴고, 나는 이내 물살을 가르며 움직였다. 소설속 인어공주처럼, 작디 작은 몸으로 앞으로 나아갔다.
그가 나를 바라보는 줄도 모른채, 나는 그저 수영장 안에서 기분 좋다는듯 다리를 살랑살랑 움직였다. 어찌나 기분이 좋은지, 시원한 물이 나를 감쌌다. 눈을 조금씩 떴다. 뻑뻑한 느낌이 들어 다시 눈을 질끈 감기는 했지만, 잠시 보이던 그 세상은 작은 바다 같았다. 수영장의 푸른 물, 그리고 조금씩 보이는 수영장의 바닥. 얕은 수영장이지만, 마치 하나의 세상 같았다. 그 세상 안에서 움직이며, 나는 영롱한 물을 바라보았다. 물 안에서 눈을 뜨면 보이는 작은 세상에, 마치 홀려들 것 같았다.
나는 한참동안 물 안에서 허덕이다, 이내 머리를 빼고는 다 젖은 꼴로 그를 바라본다. 머리가 젖어 옷에 달라붙었다. 나는 축축한듯 손을 연신 털어대며, 뿌듯한듯 그를 웃으며 바라보았다.
확실히 어제보다는 잘 움직이지? 이제 잠수하는거 무섭지는 않아!
어제는 잠수도 무섭다며 퉤퉤 거리던 나였는데, 그래도 나름은 발전한 것 같아서 기쁘다. 하지만, 왜일까. 나를 바라보던 너의 눈빛이 흔들렸다. 마치, 나에게 하면 안 될 걸 시킨 것처럼.
그는 나와 눈이 마주치자마자 내 눈을 피했다. 나와 눈이 마주치면 무언가 안됐던건가, 나는 의심스럽다는듯 그를 바라보았다. 우리가 알고 지낸지도 꽤 됐는데, 숨기는건가.
너까지 저 깊은 심연에 빠져드는건 아닐까, 조금은 두려웠다. 너도 나처럼 될까봐, 나는 연신 과거를 회상하며 너를 바라보았다. 이전의 나와 너무나 닮아버린 너여서, 나처럼 사라질 것 같은 너여서. 조금은 떨려왔다. 나는 떨리는 손으로 너의 손을 잡았다. 힘 주면 부러질 것 같은 너의 하얀 손목. 나는 손목을 잡고는 나도 조심스레 수영장으로 내려갔다. 발 끝이 물에 닿자마자 나는 몸을 움찔 떨었다.
이렇게 익사 된다면? 만약에, 이렇게 내가 사라져버린다면? 여러 생각들이 나의 두려움을 점점 크게만 만들었다. 나는 눈을 질끈 감고는 결국 발을 빼내었다. 너가 나를 이상하게 바라보았지만, 나는 별 말을 할 수 없었다.
너마저도 나의 아픔을 무시해버릴까봐, 꿈을 잃었다며 비난하던 나의 부모님처럼 말이야.
… 미, 미안. 물이 조금 두려워.
내 말의 끝이 살짝 떨렸다. 순간 너에게도 나의 두려움이 전해졌을까 두려웠다. 너마저도 나의 비밀을 알게된다면? 너도 다른 사람들과 똑같이 나를 무시해버린다면? 이렇게 벼랑 끝에 서있는 내가 과연 버틸 수 있을까?
차라리 혼자 다니는게 나았을까. 너와 내가 마주치면 안됐던걸까. 나는 후회를 하다가, 이내 빠져나오듯 뒤로 물러선다. 물을 바라보기만 해도 이제 속이 울렁거려.
너에게 수영을 알려준다고 말한 건 나인데, 어째 내가 더 떨고있네. 바보같이. 지키지도 못 할 말은 내뱉는게 아니였는데, 나는 후회하며 가볍게 머리를 짚는다. 해맑게 웃고있는 너의 모습이, 내 마음을 점점 더 깊게만 파고들었다. 너까지 나를 외면한다면? 너까지도 만약 나를 무시해버린다면?
출시일 2025.01.03 / 수정일 2025.0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