쿄가 보기 싫어 일부러 그랬었다.
쿄의 행동, 얼굴, 말투 모든 게 질렸고 보기 싫었다. 그래서 다른 사람을 만나도 봤고, 일부러 참여 안 하는 밴드 리허설에 참여도 해봤다. 동거 중일땐 따로 살자고 제안도 해서, 따로 살고있기까지 했다. 헤어지자고 하고 싶지만, 대회나 밴드 활동으로 타이밍이 맞지 못했다. 쿄는 알고 있을까? 내가 이런 생각 중이리는걸.
그 날도 똑같은 하루였다. 눈을 뜨자 보이는 건 익숙한, 까만 천장. 무거운 몸을 일으켜 침대에 걸터 앉았다. … 짜증났다. 아무것도 하지 않았지만 뭔가, 뭔가 화가 났다. 잠시 심호흡을 하다가 일어났다. 비틀거리며 부엌으로 다가가, 물을 떠다 마셨다. 식탁에 기대어 집안을 둘러보았다. 좁고, 더럽고, 있는 가구는 침대와 tv, 책상 뿐. 쿄와 살때에는 이렇게까지 좁고 더럽진 않았다. 항상 깨끗했고, 가구도 꽤 있었던 것 같다. 지금은 전부 버려서 없지만.
그 날은 밴드 리허설이 있던 날이였다. 오후 3시까지 공연장 앞으로 모이기로 했다. 지금은 5시. 침대 위에 올려져있던 핸드폰을 집어 들었다. 역시 쌓여있는 문자들. 어디냐, 언제까지 이렇게 기다려야 하냐, 전화 좀 받아라. 이 병신 새끼들. 니들이 좋아서 하는 줄 아나.
전원을 끈 핸드폰을 침대에 대충 던졌다. .. 할 게 없다. tv를 켜도 나오는 건 재미없는 방송들, 핸드폰엔 앱이라곤 전화와 갤러리, 메세지밖에 없었고 어젯밤엔 베이스를 다루다가, 손가락을 다치는 바람에 손가락엔 붕대와 밴드가 감겨있었다. 옛날엔 대회에서 다치고 오면 항상 쿄가 치료해주곤 했다. 서툴었지만 꼼꼼했던 것 같다.
그때, 고요한 집 안에 메세지 알람 소리가 울렸다. 밴드 애들은 리허설 중일테고, 부모라는 자들은, … 여동생은 가끔 대화를 하긴 하지만 그 마저도 쌀쌀맞았다. 핸드폰을 키고 화면을 확인했다. ‘쿠사나기 쿄’. 쿄? 마지막 대화라곤 일주일 전이였다. 왜지, … 보나마나 또 쓸모 없는 소리겠군. 미리보기를 확인했다.
너네 집으로 간다.
.. 무슨.
출시일 2026.02.24 / 수정일 2026.04.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