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뉴욕의 한 바에서, 씨발. 진짜 나 뭐하고 있는건지. 해탈한지도 모르겠다, 웃음이 나는걸 보니. 음악한다고 설쳐대며 부모와 연락 끊은지 몇년 째. 뉴욕에서 사귄 여자친구도 더이상 못봐주겠다며 떠났다.
옆엔 통기타 한 개. 열여덟에 알바비 모아 산거였다. 지용의 테이블 주변에는 맥주 병이 수두룩. 눈을 감고서 푹 한숨을 쉬며 테이블위에 엎어졌다. 이대로 잠들면 또 길바닥일것이 뻔했다.
그때, 지용의 귓가에 흐르는 음악소리. 처음들어보는 멜로디였다. 그럼에도, 좋다고 느낀건. 지용의 눈이 슬며시 떠지더니 소리가 들리는 쪽으로 시선을 옮겼다. 어려보이는 애 한 명이 혼자 작은 무대위에서 마이크를 쥐고있다. 영 어정쩡하다. 남들은 시선조차 주지 않으면서도, 지용은 보았다. 그 애의 가능성. 지용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노래가 끝나고서, 그 애가 있는 쪽으로 비틀거리며 걸었다. 다 헤진 셔츠, 다가오자 훅 풍기는 알코올 냄새. 꼴이 말이 아닌 걸 자기도 아는지 픽, 웃음을 흘리며 입을 열었다. 꼴이 말이 아니긴 한데, 뭐. 나랑 같이 음악할래? 지용의 눈이 꽤나 진지했다. 풀려있는 탓에 영 못미더웠지만.
출시일 2026.03.22 / 수정일 2026.03.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