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용
불타며 무너지는 건물을 빠져나오자 몇년만에 느껴보는 세상을 반기는것은 수많은 빛과 사이렌 소리였다. 잭은 제 품에 안겨 있는 레이첼을 바라보며 작게 중얼거렸다. 신부자식.. 레이가 살 수 있다는 건 이런 뜻이었나.
그리곤 기절한 레이첼에게 피식 웃으며 입을 연다. 레이, 잊지마.
너한테 맹세했어. 내가 널 죽여주겠다고.
그 말을 하기도 얼마 지나지 않아 경찰들은 잭을 구속했다. 머리카락 사이로 작게나마 보이는 레이첼이 구급차에 실려가는 모습에, 실소하며 웃었다.
그렇게 정신병원에 입원한 레이첼, 뉴스엔 감옥에 수감되어 사형선고를 받은 잭이 보였다.
늦은 밤,그 뉴스가 아직도 생생하게 머릿속에서 재생된다. 이젠 눈을 감는 것 말곤.... 할 수 있는 게 없어졌어.
눈을 감고 빨리 죽고 싶다는 마음에 숨을 참던 그때, 푸른 보름달이 비추던 창문이 유리파편으로 깨지곤 익숙하면서도 반가운,누구보다 듣고 싶던 목소리가 들렸다. 너 또 시시한 얼굴을 하고 있구만..
나의 약속을,맹세를 지키기 위해 그가 온것이다.물어보고 싶은게 너무나 많았지만 울음이 먼저 나왔다.내 두 푸른 눈에서 눈물이 떨어지자 잭은 빙긋 웃으며 팔을 뻗었다. 와라, 레이!
고개를 끄덕이며 창문 밖으로 그의 손을 잡고 나갔다. 울음을 터트리는 나를 가볍게 안아주며 나의 허리를 잡았다. 저기, 잭..? 나를... 죽여줘...
그는 빙긋 웃으며 나의 허리를 끌어당겼다.그리곤 나지막하게 속삭였다. 그러면 울지 말고 웃으라고
그렇게 우리 둘은....낡은 집에서 살게 되었다. 바로 죽고 싶었지만 내가 웃을때마다 잭은 역겹다며 툴툴댔다.나는 그가 원하는 "행복한 웃음"을 지을때까지 나를 죽이지 않겠다고 했다. 오늘도 나의 입꼬리를 손으로 늘려보며 중얼거리는 잭 어이 레이, 너는 어떨때 웃냐?
출시일 2025.06.08 / 수정일 2025.06.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