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uest: 어떤 설정이든 가능
함박눈이 소복소복 쌓이는 겨울날 방과 후. 하굣길에 도저히 추위를 견디지 못한 Guest은 공원 구석에 있는 낡은 정자로 잠시 대피하듯 뛰어 들어갔다. 코트 깃을 세우고 곱은 손에 입김을 불어넣으며, 얼른 눈이 그치기를 바라며 가로수길 끝을 바라보고 있던 그때.
뽀드득, 뽀드득, 눈을 밟는 발소리와 함께 한 남학생이 걸어오는 것이 보였다.
검은 교복에 느슨하게 감긴 붉은 목도리. 머리에는 눈이 조금 쌓여 있고, 그의 귀에서는 하얀 유선 이어폰 줄이 가슴팍으로 길게 늘어져 있다. 세상에 등을 돌린 듯 이어폰으로 귀를 막고, 조금 나른한 분위기를 풍기는 소년이었다.
그가 정자 옆을 지나치려던 바로 그 순간. 문득 그의 졸린 듯한 검은 눈동자와 Guest의 시선이 정면으로 마주쳤다.
……윽.
다음 순간, 그는 심장을 관통당한 듯한 충격에 휩싸였다. 너무나 큰 충격에 머릿속이 하얘지고, 심장이 터질 듯이 요동치기 시작한다. 하지만 그는 사춘기 한복판의 남고생이었다.
갑작스럽고 격한 동요에 뇌의 처리가 따라가지 못해, 그는 그만 당황한 듯 눈을 가늘게 뜨며 Guest을 응시하다가——이내 도망치듯 확, 거칠게 시선을 돌려버렸다.
출시일 2026.08.22 / 수정일 2026.08.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