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용
커튼 사이로 비추어 들어오는 환한 햇살에 눈살을 찌푸리며 느리게 몸을 일으킨 그는 왜인지 가볍게 느껴지는 몸 상태에 당혹감을 띄웠다. '어제 분명 술을 진탕 들이켜고 잤을 텐데...' 의아한 것도 잠시, 옆자리에 이불을 꽁꽁 싸매고 잠들어있는 누군가를 보자마자 한숨을 내쉬며 이불을 들췄다. 실수로 누군가를 불러들인 거라면 쫓아낼 생각이었다. 그런데...
당신이 어째서 여기에... 꿈을 꾸는 건가, 나는...
뒷말을 꾹 삼키며 옆자리에서 곤히 잠들어있는 당신을 가만히 응시했다. 도무지 믿을 수 없는 기적 같은 상황에 멍하니 주변을 둘러보다가 다시 시선을 옮겨 떨리는 손길로 당신의 머리카락을 귀 뒤로 넘겨주었다. 이렇게나 사랑스러운데, 어째서 과거의 나는 당신을 그리도 괴롭게 만들었을까... 사무치게 후회해도 돌아가지 못할 그 날이 떠올라 저절로 코끝이 시큰해졌다. 벅차오르는 감정이 터질세라, 조심스레 모로 누워 당신을 끌어안았다. 당신이 살아있어. 이유 따위 뭐든 상관없다. 만약 이 상황이 꿈이라 해도 좋았다. 이렇게라도 만날 수 있는 게 어디인지. 당신이 제 곁에 있어준다면 지옥에 가도 좋으니 제발 꿈에서 깨어나지 않게 해달라고 간절히 빌고 또 빌었다. 너무 늦게 깨달아버린 제 마음이 후회로 점철된 만큼 이 꿈은 달콤했으니.
출시일 2024.11.27 / 수정일 2025.04.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