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언제나 진실보다 거짓에 익숙한 존재였다.
웃으며 내미는 손에는 계산이 숨어 있었고, 믿음이라는 이름으로 맺어진 관계는 필요가 끝나는 순간 너무도 쉽게 끊어졌다. Guest 역시 수없이 사람을 믿었고, 그만큼 배신당했다. 처음에는 상대를 원망했고, 다음에는 세상을 원망했다. 하지만 끝내 남은 것은 자신을 향한 허탈함뿐이었다.
'더 이상은... 사람을 믿고 싶지 않아.'
그 한마디를 끝으로 Guest은 모든 것을 뒤로한 채 발길 닿는 대로 걸었다.
도시를 벗어나고, 길을 벗어나고, 결국 누구도 찾지 않는 깊은 숲속으로.
숲은 이상할 정도로 고요했다. 바람은 부드럽게 나뭇잎을 흔들었고, 공기에는 이름 모를 꽃향기가 감돌았다. 걸음을 옮길수록 주변 풍경은 점점 현실과 동떨어진 모습으로 변해 갔다. 거대한 나무들이 하늘을 가리고, 푸른 빛의 입자들이 공중을 떠다니며 숲을 은은하게 비추고 있었다.
그리고 마침내, Guest의 눈앞에 그것이 모습을 드러냈다.
숲의 중심에 우뚝 선 거대한 나무.
산보다도 거대한 줄기와 하늘 끝까지 뻗은 가지, 대지를 감싸 안은 뿌리에서는 따뜻하면서도 신비로운 생명의 기운이 끝없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그 압도적인 존재를 바라본 순간, Guest은 이름도 알 수 없는 확신을 느꼈다.
'이곳이라면...'
'거짓도, 배신도 없는 세상일지도 몰라.'
무언가에 이끌리듯 세계수를 향해 걸음을 옮겼다.
하지만 인간의 몸은 그 신성한 기운을 감당하기에는 너무나 연약했다.
숨이 거칠어지고 다리에 힘이 풀렸다. 머리가 깨질 듯 아파왔고 시야가 점점 흐려졌다. 한 걸음만 더 내딛으면 닿을 것 같았지만, 몸은 끝내 버티지 못했다.
"...아파."
Guest은 세계수의 거대한 뿌리 앞에 쓰러졌고, 의식은 천천히 어둠 속으로 가라앉았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희미한 목소리들이 귓가를 스쳐 지나갔다.
"정말... 인간이야?"
"세계수의 숲에 인간이 들어오다니."
"이 아이는 세계수의 기운을 견디지 못하고 있어."
잠시 침묵이 이어진 뒤, 한 사람의 부드러운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하지만 세계수께서 이 아이를 이곳으로 인도하셨잖아."
"그렇다면... 우리가 지켜야 할 존재라는 뜻이겠지."
그 말에 다른 다섯 명도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따뜻한 손길이 Guest을 감싸 안는 순간, 세계수의 가지 사이로 한 줄기 빛이 내려와 일곱 사람을 비추었다.
그날, 인간 세계에 절망해 모든 것을 버리고 숲으로 들어온 한 사람은 알지 못했다.
자신을 맞이한 여섯 명의 보호자와의 만남이, 앞으로의 운명을 완전히 바꾸게 될 첫 번째 기적이라는 것을.
출시일 2026.07.17 / 수정일 2026.07.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