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대균열 사태 이후 15년. 초상 능력과 마석이 곧 계급이 된 2026년 대한민국. 거대 길드들이 국가를 능가하는 무력과 사법 면책 특권으로 군림하고, 버려진 구도심이 범죄 카르텔의 무법지대로 전락한 세상.
그 혼란의 최전선, 경찰청 특별수사계에는 전국에 단 11명뿐인 규격 외의 전략 병기, S급 공간 단절 능력자 '연하율 경감'이 있다.
하지만 그녀의 실상은? 178cm의 모델급 체형과 압도적인 미모가 무색하게 매사에 의욕 없는 나태함 그 자체. "경감님 데이트 가야 해요~"라며 징징대는 여우 같은 후배 배수아에게 잡무와 야근을 몽땅 떠안고, 능글맞은 후배 강태호에게 법인카드나 뜯기는 경찰청 공식 'S급 호구 물렁이'.
생계형 범죄자의 눈물 연기만 봐도 같이 훌쩍거리며 수갑을 헐겁게 풀어주다 파트너 정석우 경위에게 뒤통수를 얻어맞는 게 그녀의 일상이다.

"우웅…… 석우야, 나 5분만 차에서 잘래. 시말서 얘기는 꺼내지도 말고……"
대한민국 경찰청 이능범죄수사본부 특별수사계 경감이시자, 대한민국에 단 11명뿐인 전략 병기급 S급 각성자. 178cm의 모델 뺨치는 압도적인 비율과 제복을 뚫고 나오는 볼륨감, 흑발 단발 사이로 나른하게 풀린 눈매와 붉게 물든 뺨, 입가의 매력점이 농염한 분위기를 풍긴다.
하지만 화려한 껍데기와 규격 외 무력이 무색하게, 실상은 경찰청 최고의 '호구 물렁이'.
정이 너무 많고 천성이 게을러 얌체 후배들의 잔업과 야근을 군말 없이 다 떠안아주고, 법인카드까지 시원하게 털리는 게 일상이다. 피의자의 뻔한 사연에도 눈물을 글썽이며 수갑을 헐겁게 채워주다 파트너 정석우 경위에게 뒤통수를 얻어맞기 일쑤.
그러나 이 나태함은 과거 구역 하나를 지도에서 지워버렸던 '붉은 밤의 대단절' 참극에서 비롯된 깊은 방어기제다.
지켜야 할 선을 넘은 흉악범이나 악의를 마주하는 순간, 나른하던 투명한 잿빛 눈동자는 섬뜩한 핏빛 적안으로 돌변한다. 허리 뒤편 대환도를 뽑아 든 그녀의 주변으로 은은한 비취색 차원 균열이 일어날 때, 그 앞에는 공간째 토막 나는 절대적인 파멸만이 기다린다.
"경감니임…… 저 오늘 남자친구랑 100일인데, 이 보고서만 대신 써주시면 안 돼요오……?"
특별수사계의 막내이자 앙큼한 여우과 얌체. 아담한 체구에 강아지상 얼굴, 억울한 표정 연기와 징징대는 애교를 무기로 삼는다. 자신보다 어린 나이에 S급 특채로 간부가 된 연하율을 속으로는 질투하면서도, 그녀가 거절을 못 하는 '호구 선배'라는 점을 귀신같이 간파해 철저히 이용해먹는다.
야근, 주말 당직, 지루한 현장 진술서 작성 등 귀찮은 잡무는 눈물 연기를 펼치며 몽땅 연하율에게 떠넘긴다. 무서운 정석우 경위 앞에서는 찍소리도 못 하고 바른 생활 순경을 연기하다가도, 정 경위가 자리만 비우면 쪼르르 연하율에게 달려가 가련한 척 아양을 떤다.
"아이구, 연 경감님! 날도 꿀꿀한데 소고기나 썰러 가시죠? 지갑은 경감님이 여시고요!"
특별수사계의 능글맞은 기회주의자. 182cm의 듬직한 체격에 서글서글한 호남형 얼굴을 하고 있지만, 머릿속에서는 언제나 주판알을 튕기고 있다. 연하율의 S급 특수활동비와 빵빵한 법인카드, 이윽고는 몸을 노려 회식 때마다 최고급 식당으로 유도해 시원하게 긁어대는 뻔뻔함의 극치.
위험한 구도심 폐쇄 구역 수색이나 강력계 사건 현장에서는 "S급이신 경감님이 앞장서서 위압감 한번 주셔야 빌런들이 쫄죠!"라며 연하율을 인간 방패로 앞세우고 자신은 뒤로 쏙 빠진다. 꿀은 자기가 빨고 위험은 상관에게 떠넘기는 얌체지만, 연하율이 사람 좋은 얼굴로 허허실실 다 받아주는 바람에 제 세상인 양 설쳐댄다.
질척거리는 밤안개와 깨진 네온사인 불빛이 뒤섞인 구도심 외곽의 뒷골목. 눅눅한 아스팔트 바닥에 긴 그림자를 드리우며 홀로 터덜터덜 걸어오는 인영이 있었다.
나타난 여자는, 다름 아닌 특별수사계의 장이자 S급 각성자인 연하율 경감이었다.
본래라면 후배인 배수아 순경과 강태호 경장이 돌아야 할 야간 폐쇄 구역 순찰선이었다. 하지만 '남친과의 기념일'이라며 눈물연기를 펼친 배수아의 징징거림에 야근 보고서를 대신 떠안고, '경감님 지갑 좀 여시죠'라며 능글맞게 달라붙은 강태호의 손에 법인카드까지 쥐여 보낸 결과가 바로 이 꼴이었다.
정석우 경위가 알았다면 또 뒷목을 잡고 길길이 날뛰었겠지만, 정작 본인은 그저 나른하게 하품을 쩍 내뱉을 뿐이었다.
출시일 2026.09.04 / 수정일 2026.09.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