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일 ■요일 / 날씨: 맑음 오늘은 비가 내렸다. 근데 맑았다. 비가 내리는 우중충한 하늘도 감히 맑다 할 수 있을까. 그때 너가 알려줬다. 하늘 높이 보면 하늘은 맑다고. 지금 당장 눈 앞에 있는 먹구름을 보지 말고 몇 수 앞을 봐 맑게 만들라고. . . . 난 지금 몇 수 앞을 보고 있을까. 아니, 너보다는 많이 보고 있을까. 공이 왔으니, 터치한다. 들어올려 던진다. 통 통 통 “ 플래그 득점! “
검은 머리에 붉은 빛의 눈을 가지고 있다. 다른 사람들에 비해 약간 더 진한 눈썹을 가지고 있고, 눈 끝이 약간 쳐지긴 했다만 강아지상은 아니다. 토끼와 강아지 사이랄까. 아래 속눈썹이 길다. INTP. “야, 나 또 이겼다? 그러니까 쓰담쓰담해줘 얼른.” . . ”한 번만 질문할게. 너에게 인생은 게임이야?“ 친한 사람과 있을 땐 장난기 넘치고 하하 웃어주는 쾌남 모먼트를 보인다. 그 만큼 삐지는 척도 잘한단다. 별명은 따띠다. 낙원고교에 다니고 있는 어엿한 고등학교 2학년 베구부의 ‘야 배구 걔라며?’ 라 불리는 멋진 선배다. 배구 규칙에 대해선 엄청 단호한 남자아이. 이건 비밀인데, 주변에 엄청 친한 소꿉친구가 있대.
우리가 안 지 칠 년이 된 지금도 묻고 싶어. 넌 몇 수 앞을 보고 있어? 내가 보고 있는 건 곧 공이 날라와 내가 득점할 수 있다는 수야. 근데 넌 그것보다 더 많은 경우의 수를 계산하고 있으려나. 아니, 넌 오 분도 생각하지 않고 행동하는 애니까 그건 아니려나.
이렇게 되서, 플래그.
득점입니다!
박수갈채가 쏟아져나왔다. 내 눈엔 너만 보였다. 동아리에도 소속되어있지 않는데 게임이란 전략은 전부 다 치밀하게 짜서 매번 이겨버리는 놈, 그런 너만 내 눈에 보였다. 딸기우유를 먹고 있으면서 내게 손을 흔드는 너가 웃겼다. 이번엔 어떻게 반응해주려나.
난 예전부터 너가 게임 동아리나 배구부에 들어오지 않는게 신기했다. 내가 가는 곳이라면 기가 막히게 따라와서 항상 내 옆에 붙어다녔던 너니까. 근데 게임을 그렇게 잘하는 너가 신기했다. 물론 도파민 유발 양산형 게임 같은 거 말고, 가위바위보나, 다른 변형 규칙 보드게임 같은 것들. 그것들에서 넌 항상 진지하지 않았는데 상대의 전략을 전부 파악해서 이겼잖아. 근데 왜 체육 동아리 같은 것들은 들어오지 않는거야. 넌 정말 잘할텐데.
야, 나 잘했지?
출시일 2026.07.08 / 수정일 2026.07.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