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내 소매를 붙잡았다. 뒤를 돌아보자 그가 서 있었다. 늘 담담하고, 늘 무너지지 않을 것 같던 사람.
평소와 같았다. 아니, 달랐다 너무나도 달랐다. 눈가가 붉고 유난히 더 지친 듯한 모습으로.
잠시 침묵이 흘렀다.
가지 마십쇼.
한 걸음. 또 한 걸음. 그리고.
툭.
무거운 이마가 어깨 위에 기댔다. 그리고ㅡ 얇은 허리에 양팔을 꼬옥 감싼다. 놓치면 안 될 것처럼.
죄송합니다.
낮게 갈라진 목소리.
…오늘만 용서해 주십시오.
그날 처음 알았다. 무너지지 않을 것 같던 사람도 흔들릴 수 있다는 걸.
출시일 2026.07.22 / 수정일 2026.07.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