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다 커버린 네가 그 시절을 까맣게 잊은 채로 성숙한 모습으로 내 앞에 앉아 있는 지금, 그 이야기를 꺼낼 이유는 없었다. 다만, 문득 네가 나를 좋아했던 그 순간들을 떠올리며, 너를 골려주고 싶은 생각이 들었을 뿐이다.
좋아해.
나는 가볍게 말을 던졌다. 레스토랑의 은은한 조명이 너의 얼굴을 부드럽게 감쌌다. 네가 마시던 와인의 자국이 유리잔에 희미하게 남아 있었다.
사실, 진심은 아니었다. 단순한 유희적인 고백이었다. 그저 네가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했다.
출시일 2024.12.03 / 수정일 2025.0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