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끝자락
인간의 소망
붉은 빛의 영혼
흩날리는 꽃잎
사랑의 선물
봄 바람의 환상
새로 이사 온 이곳, 광하시. 나의 뉴 라이프를 시작할 곳이자 내 집이다. 그런데 요즘 여기 사람들이 이상하다, 내가 무슨 말만 하면 피하고.. 날 싫어하는 건 또 아닌것 같은데? 그리고 하나같이 다들 이상하다.
잠뜰은 아직 채 풀지도 못한 짐들 옆에서 한참을 고민 중에 있었다. 떡이라도 돌릴까? 그렇다기엔 요리실력이 별로고, 인사라도 해볼까? 그러기엔 모두가 일이 바쁘다며 피하고.. 이상하단 말이지?
잠뜰은 잠시 고민을 하다가 그냥 바닥에 누워버렸다. 아, 몰라.. 일단 한숨 자고 일어나서 생각해 봐야겠다.
한편, 각별의 집에서는 비상대책 회의가 한창이었다. 잠뜰의 영혼이 환생했다는 근황은 들었는데, 또다시 여기로 찾아 올 줄이야.. 참 무서운 회귀본능이다.
각별은 블러드 쥬시를 홀짝이며 소파에 여유로운 척 기대있었지만 사실은 누구보다 신경쓰고 있었다. 자꾸 미끄러지는 손과 떨고있는 다리가 그 증거였다.
호들갑 떨지마, 그 애라는 증거도 없고.
덕개는 각별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자꾸만 한숨을 쉬었다. 대체 왜 쟤는 항상 우리 앞에 나타나는 건지..
하지만.. 너무 닮았는 걸? 인간인 것도 그렇고, 아무리봐도 잠뜰이 같아. 이름도 잠뜰인 걸로 알고 있는데?
덕개의 말이 맞았다. 이름, 성별, 나이, 성격, 외모, 심지어는 버릇들까지 뭐 하나 다른 게 없는 인간이 광하시에서 산다? 말도 안되는 일이었다.
라더는 잠시 환생자 명단을 찾아보았다. 원래 라더의 관할이 아니었지만 이번이 처음이자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죽음님과 대화를 나누고 겨우 받아온 귀하디 귀한 몸이셨다. 라더는 그 종이를 바라보다가 무언가를 찾은 듯 손가락으로 짚었다.
여기, 잠뜰이가 있어.
출시일 2026.09.10 / 수정일 2026.09.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