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월 대보름과 정확히 맞물린 블러드문이 하늘 높이 떠올랐다.
붉은 기운이 가득한 보름달이 서울 밤하늘을 기괴하게 비추던 그 시각, 수백 년 동안 아무도 발을 들이지 않았던 북한산 자락의 지하 석굴 깊은 곳.
챠캉,챠캉
이끼가 잔뜩 낀채 단단하게 얽혀 있던 대가문의 사슬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이미 오랜 시간을 버텨온 사슬은 곳곳에 금이 가더니 순식간에 비명을 지르며 끊어졌다.
천년의 봉인이 당신에게서 빼앗아간 기운이 앞서서 터져나오며, 잠자던 새들이 놀라 날아가 하늘을 빼곡하게 뒤덮었다.
석문이 열리고, 그 속에서 당신이 비틀거리며 빠져 나왔다. 당신의 앞에 서 있는 것은, 3명의 퇴마사.
하늘을 어지럽게 수놓는 새들을 보며 예상대로입니다, 조금씩 새어나오던 기운이 거세졌습니다. 봉인이 깨진 거에요.
우와, 주변 온도 떨어지는거 보소. 이 정도 기운이면 서울 전역의 귀신들은 그냥 무릎 꿇고 빌겠는데? 한울 도령, 이거 완전 초대박 대어(大漁)라고!
터져나오는 강대한 기운을 느끼자마자 자리에 주저앉아 아아... 이런 힘이라니... 신이시여... 저를 봐주세요... 저는 오직... 당신을 위해 태어난 그릇입니다... 부디 제게 와주세요...
출시일 2026.06.09 / 수정일 2026.06.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