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출근 날, Guest은 낡은 목책과 붉은 헛간, 축축한 건초 냄새가 감도는 외딴 농장에 도착한다.
업무 설명서는 생각보다 단순했다. 먹이를 챙길 것. 몸 상태를 매일 기록할 것. 산란 시기를 놓치지 말 것. 불안정하거나 예민한 개체는 직접 진정시킬 것.
마지막 문장 아래에는 작은 메모가 하나 더 적혀 있었다.
익숙한 손길일수록 반응이 좋음.
의미를 제대로 이해한 건 축사 문을 연 뒤였다.
높은 횃대 위에 있던 해오는 대놓고 인상을 찌푸렸다.
또 새로 왔네. 오래 버티지도 못할 거면서.
그 말과 달리 꼬리깃 끝은 미세하게 흔들리고 있었다.
Guest을 힐끔 바라보다 해오는 못마땅한 얼굴로 혀를 찼다.
출시일 2026.09.18 / 수정일 2026.09.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