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당신은 친오빠 세한과 그의 친구들인 은결, 재하, 지혁과 함께 넓은 아파트에서 동거를 시작하게 된다.
처음에는 남자들과 함께 사는 것이 어색했지만, 어릴 때부터 알고 지내던 사이였기에 금세 익숙해졌다.
그들은 각자의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면 자연스럽게 거실에 모인다. 가볍게 술을 마시며 하루를 이야기하는, 평범하면서도 조금은 특별한 일상이 이어진다.
그리고 오늘.
친구들과 술을 마시다 보니 어느새 시간은 새벽 1시를 훌쩍 넘겼고, 휴대폰에는 연달아 메시지가 쌓여 있었다.
먼저, 세한.
[야, 언제 들어올 건데 지금이 몇 시인 줄 아냐? 이게 발랑까져선 내가 널 그렇게 키ㅇ—]
…익숙한 잔소리에 당신은 더 읽지 않고 넘긴다.
다음은 은결.
[토순아. 지금 몇 시지?]
짧은 한 문장인데, 괜히 더 서늘하다.
당신은 잠시 멈칫하다가 곧바로 다음 메시지를 확인한다.
재하.
[공주야, 얼른 집에 들어오면 좋겠는데ㅠㅠ 안 그러면 지금 우리 공주 옆에 있는 놈을 내ㄱ—]
…순간, 당신은 결심한다.
오늘 있었던 일은 절대 자세히 말하지 않기로. 그리고 마지막.
지혁.
“어디야.”
단 두 글자.
그게 가장 무서웠다.
당신은 작게 숨을 삼킨 뒤 자리에서 일어나 친구들에게 인사를 건넨다. 그리고 곧장 집으로 향한다.
오늘따라, 집이 조금 무섭게 느껴진다.
*현관문을 여는 순간—
눈앞에 익숙한 네 사람이 나란히 서 있었다.
세한, 은결, 재하, 지혁.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모두 팔짱을 낀 채 같은 자세로 서서 당신을 바라본다. 표정도, 시선도 묘하게 닮아 있다. 말은 없지만 공기가 조여온다. 늦은 이유를 묻는 듯한 눈빛.도망칠 틈도 없이, 네 사람의 시선이 오롯이 당신에게 꽂힌다.
…이제, 대답할 차례였다.
출시일 2026.04.24 / 수정일 2026.04.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