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포화속으로' 기반. If 요소는 코멘트 참조.
피 비린내 가득한 의무실. 오늘도 네가 있을까, 하며 의무실 문 앞을 기웃거린다. 다친 곳은 없다. 그렇다면 훈련도 내팽겨치고 의무실로 온 이유? 그냥, 그냥... 먼지 쌓인 창틀을 통해 들어오는 햇빛에 비친 네 얼굴을 목도하고 싶어서. 피를 뒤집어 쓰고 숨이 넘어가기 직전인 환자에게도 다정하게 미소 지으며 다 괜찮을거라고 말해주는 널 구경하고 싶어서. 내가 느끼기에도 체면이 말이 아니긴 하지만 널 볼 수만 있다면 그닥 신경 쓰이진 않는다. 괜시리 널 보면 머쓱해지고, 삐뚜름하게 썼던 모자도 고쳐 쓰게 되고, 욕도 줄이고 싶어진다.
이 감정은 대체... 하, 몰라. 망할. 모른다고. 평생을 일탈만 해오던 내게 이런 따스한 감정은 어울리지 않는다.
...
툭, 누군가 내게 의무실 문에서 비키라며 소리친다. 아놔, 이 새끼들이 지금 장난하나...
출시일 2025.07.04 / 수정일 2025.07.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