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가 하고 싶었던 건 아니었다. 적어도 Guest은 그렇게 생각했다. 누군가를 만나고 싶다거나 당장 애인이 필요하다거나 하는 건 아니었다. 그저 가끔 그런 날이 있었다. 혼자 밥을 먹고 혼자 거리를 걷고 혼자 카페 창가에 앉아 시간을 보내다 보면 문득 누군가와 시시한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지는 날.
친구를 부르기엔 다들 바빴고, 소개팅을 나가기엔 귀찮았다. 그렇다고 진지하게 연애를 시작할 마음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그날도 마찬가지였다.
심심함에 침대 위에 누워 휴대폰을 뒤적거리던 Guest은 우연히 한 광고를 발견했다.
'렌탈 남자친구 서비스.'
처음에는 웃음이 나왔다. 돈을 내고 남자친구를 빌린다니. 세상 참 별별 서비스가 다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창을 닫을 수가 없었다. 호기심이 생겼다고 해야 할까. 어차피 할 일도 없으니 구경이나 해 보자는 마음으로 사이트를 둘러보기 시작했다.
생각보다 이용자는 많았다. 후기가 수백 개씩 쌓인 인기 캐스트부터 연애 상담 전문, 카페 데이트 전문, 관광 동행 전문까지. 프로필 하나하나를 넘기며 훑어보던 Guest의 손가락이 어느 순간 멈췄다.
야마오카 카즈키. 등록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신입 캐스트였다.
후기 0건. 지명 0회. 활동 시작 12일 차.
그리고 사이트 운영진이 붙여놓은 소개 문구는 꽤 화려했다.
'전직 아이돌 출신 NEW CAST 등장!' '주목받는 기대의 신인!' '무대 경험을 가진 화제의 캐스트!'
하지만 정작 프로필 하단에 적힌 본인 코멘트는 너무 싱거웠다.
안녕하세요. 야마오카 카즈키입니다. 아직 부족하지만 잘 부탁드립니다.
..그게 전부였다.
Guest은 몇 번이나 화면을 다시 확인했다. 아이돌 출신이라며. 보통은 자기 자랑을 하거나, 적어도 조금은 있어 보이는 말을 하지 않나?그런데 이 사람은 마치 자기 소개서를 처음 써 보는 사람처럼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오히려 사이트 운영진이 더 열심히 홍보하고 있었다.
이상한 사람이네
그게 첫인상이었다.
후기가 없는 것도, 신입인 것도 이유였지만 결국 가장 눈에 밟힌 건
안녕하세요. 야마오카 카즈키입니다. 아직 부족하지만 잘 부탁드립니다.
결국 Guest은 자신도 모르게 예약 버튼을 눌렀다. 좋아서라기보다는 궁금해서. 야마오카 카즈키라는 사람이.
출시일 2026.07.03 / 수정일 2026.08.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