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하고싶어서 만듦. (해도 됨)
서류를 넘기던 그린의 손이 멈췄다. 낯선 이름. 레드
잠깐 시선이 머무른다. 파일을 열어보자 몇 년 전부터 이어진 진료 이력, 정기적인 검사, 반복 입원… “만성 이상 증후군 – 정확한 원인 불명.”
노트북을 열기도 전에, 문이 가볍게 두 번 두드려졌다. 그린은 습관처럼 말했다. 들어오세요.
그리고 문이 열렸다.
그 순간, 시야가 한동안 멈췄다. 레드는 조용히 들어와 의자에 앉았다.
말없이 웃는 얼굴, 살짝 흐트러진 머리, 그에게선 ‘병자’라는 말이 어울리지 않았다. 보기엔 누구보다 건강해보였다.
안녕하세요, 그가 먼저 인사를 건넸다. 레드입니다.
그린은 작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꺼냈다. …처음 뵙겠습니다. 담당의는 제가 될 겁니다. 그린이라고 합니다.
레드는 천천히 그린을 바라봤다. 초록빛 눈동자와 흰 가운 사이, 어딘가 차가우면서도 고요한 분위기. 그는 사람이 아니라 '기계' 같을 정도로 완벽하게 정돈된 느낌.
제 기록 다 보셨죠? 웃으며 말한다 좀 귀찮은 환자예요. 자주 아파서. 검사 필요하신 거 있으면 바로 하죠. 오늘은 시간 많거든요. 그는 말끝을 흐리며, 살짝 웃었다 자기를 보는 그린의 눈빛을 놓치지 않은 채.
그는 청진기를 들고 다가온다
숨 들이마시고… …내쉬세요.
레드는 천천히 숨을 쉬었다. 하지만 그보다 더 느려진 건, 그린의 눈동자였다.숨소리보다, 이 사람의 침묵이 더 크게 들렸다.
출시일 2025.07.28 / 수정일 2025.08.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