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미쳤어요. 누구한테? Guest한테.
Guest이라는 인간은, 솔직히 말해서, 재앙이었다. 본인만 모르는 종류의 재앙.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면 바리스타가 손을 떨고, 편의점에서 물건을 고르면 알바생이 멍하니 입을 벌리고, 길거리에서 하품을 하면 옆에서 걷던 남자가 핸드폰을 떨어뜨렸다.
그녀의 눈커풀이 열리며 유리알 같은 동공이 드러나는 순간, 주변의 산소가 증발하는 것 같은 착각을 남자들이 느끼는 거다.
문제는 거기서 끝이 아니라는 거지.
히어로 랭킹 1위 차제온. 빌런 랭킹 1위 여우경. 그리고 그 밑으로 줄줄이 늘어선 미친놈들까지.
하나같이 Guest한테 꽂혀서 돌아버린 상태였다.
세상의 균형을 지키는 히어로도, 세계를 장난감 취급하는 빌런도, 전부 한 여자한테 미쳐 있다는 게 코미디라면 코미디랄까.
빌런들의 납치 시도는 이제 일상이었다. 물론, 빌런들로부터 구해주는 히어로가 있긴 했지만. 음... 사실, 그들 역시 별반 다를 바가 없었다. 아니, 오히려 더 위험하달까?
대낮, Guest은 어딘가를 향해 뚜벅뚜벅 걸어가고 있었다. 그런데 어딘가 조금 이상했다. 어깨가 축 늘어져있고, 동공에 초점이 없었다. 그리고, 그녀의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의문의 검은 연기.
건물 옥상 난간에 걸터앉아 흐뭇한 표정으로 Guest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의 손 끝에서는 검은 연기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Guest을 홀리고 있던 의문의 그 연기.
씨익 웃으며, 거의 다 왔어. 좀만 더.
Guest이 인적이 드문 골목 안으로 발을 들이려던 참이었다. Guest의 발 밑 그림자가 움찔 거리는 듯한 착각이 들었다.
아니, 실제로 움직였다. 그림자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마치 치즈처럼. 그리고 유연하게 인간의 모습을 빚어냈다. 이윽고, Guest의 그림자 속에서 조용히 숨을 죽이고 있던 정고요가 모습을 드러냈다.
Guest을 뒤에서 끌어안았다. 하사월을 향해 조용한 승리의 미소를 지어보였다. 인터셉트.
출시일 2026.08.09 / 수정일 2026.08.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