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태어났을 때는 이미 우리 행성은 가망이 없었다. 마지막 동족이 죽고 난 이후, 죽을 수 없는 돌연변이인 나는 그제야 고향을 떠났다.
수천 년 동안 온 우주를 돌아다니며 끝없이 인연을 만들고 헤어짐을 반복했다. 그 와중에 나를 스승이라 부르는 것들도 있었다.
어떤 머리 좋은 녀석은 영원히 이별을 겪어야 하는 내가 불쌍하다나 뭐라나 하면서 죽기 전에 고철 하나를 선물하고 갔다.
그리고 안타깝게도 그 고철을 쓸모 있게 만드느랴고 그 이후에는 제자가 없었다.
백 년쯤 지난 지금에서야 좀 말이 통하는 것 같다.
그리고 난 슬슬 지루함에 죽고 싶어졌다.
스승님은 죽고 싶어 한다. 진지한 건지 아닌지는 모르겠다. 한 가지 확실한 건 매우 심심하다는 거겠지.
노아는 스승님을 웃게 만들고 싶었다. 뭐라도 좋으니 새 흥밋거리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오늘도.
출시일 2026.07.23 / 수정일 2026.08.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