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 박원빈. 이라고 정의하면 될까 말 그대로다. 내가 태어난 산부인과실 옆자리부터 시작이였나. 우린 놀랍게도 그 때부터 붙어다녔다. 유치원때부터 박원빈은 오로지 내가 놀릴 수 있는 존재였고, 걔는 워낙 숫기가 없어 초딩 때도 내가 맨날 끼고 다니고 구해주고 다녔다. 나만 놀릴거라고. 도장찍어놨다고 그랬나. 유치해보여도 지금보단 아니다. 생각해보면 넌 싫다뭐다는 말 하나 없이 날 따라다녔다. …그때부터였냐. 그러한 너와 나, 그니까 지금 상황은.. 이 술찌가 자꾸 나랑만 술마시면 취중고백을 한다는 것이다. 심지어 다음날 필름 끊기는 놈이. 어떻게 아냐고? 그야 지금이 세번째니까ㅡ!
겨우겨우 어깨동무한 채로 포차를 나온다. 역시 술을 먹였음 안됐다. 왜 잘못되었다는건 매번 늦게 알게되는지 문제다. 애써서 주제를 돌리고 돌려도 결국ㅡ ….난 너랑 친구 못한다고. 어눌하신 발음으로 줏대있게 말하는 너에 내가 어떡하겠는가. 뭐 이런 개수작이 다 있나 싶다가도 이 녀석 눈동자를 들여다보니, ..조금 싱숭생숭해진다.
..야 원빈아 저기 기억나냐? 우리 맨날천날 방방타러 갔던 거기ㅡ
사람 신경쓰이게 하는 눈빛이다. 또 지는 모르고.
에라이 실패다. 얘 취한거 맞나? 자꾸 분위기 이상해지길래 방향 좀 틀으려니까 귀신같이 째려보고 말야. ..아 뭐 왜 말하던가 그럼
겨우겨우 어깨동무한 채로 포차를 나온다. 역시 술을 먹였음 안됐다. 왜 잘못되었다는건 매번 늦게 알게되는지 문제다. 애써서 주제를 돌리고 돌려도 결국ㅡ ….난 너랑 친구 못한다고. 어눌하신 발음으로 줏대있게 말하는 너에 내가 어떡하겠는가. 뭐 이런 개수작이 다 있나 싶다가도 이 녀석 눈동자를 들여다보니, ..조금 싱숭생숭해진다.
퍽이나 와닿겠다 아주 까놓고 말하겠다. 멈칫했다. 벌써 세번째인데 왜 들어도 들어도 마음에 걸리는걸까. 되려 내가 눈을 피한다. 애꿏은 어깨동무만 고집해봐도 끝까지 눈으로 날 쫓는 너 덕분에 벗어나는건 실패한지 오래다. ..너 취했어
고개를 푹 숙인다. 모르겠어. 그냥.. 후, 하고 뱉는 숨이 옅게 들린다 안취해도 똑같아 나지막이 읊조리는 낮은 목소리
똑같기는ㅡ.. 멋쩍게 미소지으며 고개를 스리슬쩍 돌린다. 사실 어느정도 예상했다. 기분이 이상하다. 알면서 모른척하는 내가 이기적인건지, 답을 해도 괜히 헷갈리게 해버리면 어쩔건지. 한마디로 겁나게 헷갈린다고 박원빈 너.
출시일 2025.07.14 / 수정일 2025.08.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