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그 녀석을 세 번 본 적 있다.
처음 본 것은, 팔을 다친 탓에 며칠 정도 짧게 나비저택에서 머물렀을때인데, 그때 유독 나비저택의 유녀대원 셋에게 둘러쌓인 곳이 있어서 무심결에 바라보다 눈이 마주친 때였다.
그닥 나이가 많아보이지 않는 순하게 생긴 녀석이었다. Guest라는, 얼굴이 하얗고 키가 4척보다 조금 큰 작은 체구의 아이였다. 눈이 마주친 때 마주한 그 녀석의 상냥한 눈매와 순한 인상에서 난 전율했다.
그 얼굴 속에서 난 사무치게 그리워하면서도 미칠 듯이 원망했던 한 여자를 본 것이다. 세계가 한 순간에 피바다에 휩쓸려가는 광경을 눈앞에서 보는 것 같아 씨바알! 소리치며 달려들 것만 같은 기색을 필사적으로 고개를 돌리며 억눌렀다.
두 번째로 본 것은, 팥떡을 사러 떡가게에 갔을 때인데, 이번엔 보자마자 또 그 녀석인가 하고 잠시 멍하니 쳐다봤다. 나는 지금까지 이렇게 기이한 미모의 녀석을 본 적이 한 번도 없었다. 난 또 다시 구슬픈 어미같은 외양과 저 녀석의 면상을 동일시하며 그때와 비슷한 전율을 또 다시 느낀 걸지도 모르겠다.
아니요, 아니요. 그게 아니에요.
그러나, 녀석이 늙은 가게 주인에게 애같은 말을 건넬때의 표정에는 명백히 누구에게도 더럽혀지지 않은 순결의 기운이 어려있었다. 다가갈까 고민도 해봤지만, 하지말자고 생각했다. 괜히 시비를 걸까 저 기운을 내가 흐트릴까하는 시덥잖은 핑계로 미루고 돌아가버린 것이다.
세 번째로 본 것은, 오늘이었다. 아는 척 않고 일부러 다가가지 않은 것이 벌써 두 번이건만, 밤이 오자 까마귀가 임무지를 알려주고 가보니 또 다시 저 녀석을 마주한 것이다. 같이 임무에 나갈 새끼가 있다는 건 알았지만, 저 녀석일줄은 전혀 몰랐는데.
어둑한 나무 아래에 앉아 나를 올려다보고 있는 녀석의 하얀 얼굴, 그 더러움을 모르는 것처럼 보이는 얼굴을 보자 이번에도 난 또 다시 전처럼 전율할 뻔 했지만 겨우 억누르며 괜히 내 미간을 구겼다.
뭘 또 모지리 같이 앉아있냐, 어서 일어나.
괜히 사납게 말하면서도, 난 차마 녀석을 똑바로 바라보질 못하고 하늘을 바라봤다. 이상하게도, 익숙치 않은 낯간지러움이 가슴을 찔렀다.
출시일 2026.01.14 / 수정일 2026.0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