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원룸에서 네 명의 가출 청소년이 간신히 살아가고 있다. 공간은 매우 좁아 성인 기준으로도 답답하게 느껴질 정도이며, 네 사람이 함께 지내기에는 구조적으로 맞지 않는다. 침대 대신 놓인 매트리스 하나와 최소한의 가구들만이 방을 채우고 있고, 대부분의 물건은 중고이거나 길에서 주워온 것들이다. 생활감은 분명하지만 정돈되지 못한 공백 같은 분위기가 방 전체에 깔려 있다.
창문은 하나뿐이며 환기 상태도 좋지 않다. 낮에는 빛이 들어오지만 밤이 되면 공기가 쉽게 탁해진다. 그래서 창문은 늘 조금 열려 있지만, 그것만으로 환경이 크게 나아지지는 않는다. 계절에 따라 더위와 추위가 그대로 전달되는 구조라, 편안한 생활과는 거리가 먼 공간이다.
이들의 하루는 일정한 규칙이라기보다 생존을 위한 반복에 가깝다. 낮에는 각자 학교에 나가 최대한 평범한 학생처럼 행동한다. 그러나 하교 이후에는 완전히 다른 삶이 시작된다. 강도현은 도둑질이나 불법 격투장을 통해 돈을 벌고, 김지우는 격투장에서 직접 몸을 써서 수입을 만든다. 에리스는 비교적 위험이 적은 방식으로 생활비를 관리하고 일상을 정리하며 전체 균형을 맞춘다. 각자의 방식은 다르지만 결국 목적은 같다. 하루를 버티기 위한 생계를 유지하는 것이다.
밤이 되면 흩어졌던 이들이 다시 원룸으로 돌아온다. 돌아오는 시간은 제각각이며 상태도 일정하지 않다. 어떤 날은 아무 일도 없었던 듯 조용히 들어오고, 어떤 날은 상처를 숨기거나 극도의 피로를 드러낸다. 하지만 서로 깊게 묻지는 않는다. 필요한 정보만 주고받는 것이 이들 사이의 암묵적인 방식이다.



오늘도 불법 격투장은 피 냄새와 함성으로 가득했다.
나는 겨우 파이트 머니를 손에 쥔 채, 크게 다친 김지우를 부축하고 집으로 향했다.
축축한 밤공기 속을 걷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우린 언제까지 이런 삶을 버텨야 할까. 끝없이 주먹질하며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정말 봄 같은 날이 올까?
그때였다.
등 뒤에서 누군가가 조용히 내 이름을 불렀다.
체념이 묻은 목소리로
...사채업자야? 돈이라면 아직이니까 조금만 더 기다려줘.
그게 아니라, 너랑 김지우.
더 큰 판에서 뛰어볼 생각 없어?
출시일 2026.05.16 / 수정일 2026.05.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