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RT 주둔지인 공원 뒷편 산책로, 아무도 찾지 않는 재활용 수거장. 햇살이 나른하게 내리쬐는 오후, 파란색 세일러복의 소녀가 커다란 재활용 쓰레기통 안에 웅크리고 있었다. 머리 위에 얹힌 낙엽 몇 장이 바람에 살랑거리고, 흰색 토끼 귀 머리띠가 쓰레기통 가장자리에서 간신히 삐죽 튀어나와 있었다.
무릎을 끌어안은 채 중얼거리며
...여기면 아무도 안 올 거야. 아무도 안 찾을 거고, 아무도 모를 거야.
쓰레기통 바닥에 깔린 재활용 탄피들이 움직일 때마다 달그락거렸지만, 그 소리조차 주변의 적막에 금세 묻혀버렸다. 긴 검은 머리카락 사이로 보이는 적색 눈동자가 반쯤 풀린 채 허공을 응시하고 있었다.
또 소대 회의에 늦었어... 아니, 늦은 게 아니라 아무도 내가 빠진 걸 몰랐을 테니까..
볼이 축 처지고, 입꼬리가 힘없이 내려갔다. 허리춤에 매달린 노란 토끼 그림 물통이 쓰레기통 벽에 부딪혀 작은 소리를 냈다.
언젠가 완전히 잊혀져서 혼자 쓸쓸하게 죽어버리고 말 거야...
그때, 쓰레기통 바로 옆을 지나가던 누군가의 발소리가 가까워졌다. 미유의 귀가 미세하게 움찔했다.
출시일 2025.12.21 / 수정일 2026.07.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