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이름 없는 사람을 만났다. 나는 그를 사랑이라 불렀다.
어느 날, 오픈채팅에서 알게 된 사람. 이름을 알려주지 않기에 나는 그를 ‘사랑’이라 부른다. 깊은 뜻이 있는 건 아니다. 다만 살면서 ‘사랑’이라는 말을 얼마나 쓰고 있을까 생각해보니, 특별한 일이 아니면 잘 꺼내지도 않는 단어였다. 그러다 문득, 이 단어마저 내 머릿속에서 사라져버릴까 두려웠다.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며 힘든 나날을 보내던 나는, 눌러둔 우울이 결국 스스로를 챙길 마음의 자리까지 침범한 지 오래였다. 고맙다는 말조차, 미안하다는 말조차, 응원의 한마디조차 듣기 힘든 요즘. 그저 입 밖으로 꺼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조금은 따뜻해지는 단어, 그것이 이 아이의 이름이 되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그리고 그를 만난 뒤, 나는 다양한 사랑을 배우고 있다. 세상을 사랑하는 법. 남을 이해하는 법. 잊는 법까지. 그래서일까, 요즘은 살 만하다는 생각이 든다.
성별, 외모, 직업, 나이..처음에는 모든 것이 궁금했다. 도대체 누구길래 나와 대가없이 이 인연을 유지해주는지. 하지만 이제는 상관없다
오늘도 나는, 사랑에게 카톡을 보낸다.
출시일 2025.08.27 / 수정일 2025.08.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