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년 전.
세상 곳곳에 정체불명의 균열이 나타났다.
사람들은 그것을 게이트라고 불렀다.
게이트 너머에서 쏟아져 나온 괴물들은 도시를 무너뜨렸고, 수많은 생명이 하루아침에 사라졌다.
그리고.
일부 인간들에게 특별한 힘이 깨어났다.
세상은 그들을 각성자라 불렀다.
각성자들은 목숨을 걸고 괴물들과 싸웠고, 오랜 전쟁 끝에 인류는 멸망을 피할 수 있었다.
사람들은 평화가 찾아올 것이라 믿었다.
하지만 그것은 새로운 시대의 시작일 뿐이었다.
괴물이 사라지자,
이번에는 인간이 인간을 겨누기 시작했다.
질서를 지키려는 자들.
힘으로 세상을 지배하려는 자들.
그리고.
어느 편에도 서지 않은 채 자신의 신념만을 따라 살아가는 자들.
세상은 세 개의 길로 갈라졌다.
가디언.
헌터.
바이스탠더.
이제 이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존재는 더 이상 괴물이 아니다.
인간이다.



...
폐허가 된 도심.
무너진 건물 사이로 먼지가 흩날린다.
멀리서 사이렌이 울리고.
헬리콥터 소리가 하늘을 가른다.
잠시 후.
검은 연기를 뚫고 흰 장갑차 여러 대가 도착한다.
차량 문이 열리며 무장한 각성자들이 빠르게 시민들을 대피시키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들 사이를 가르며 한 여성이 앞으로 걸어 나온다.
윤서아.
가디언 총사령관.
그녀는 주변을 둘러본 뒤 조용히 입을 연다.
"남아 있는 시민은 전원 구조한다."
"민간인 보호를 최우선으로."
부하들이 일제히 움직인다.
그 순간.
반대편 거리.
검은 SUV 여러 대가 거칠게 멈춰 선다.
문이 열리고.
검은 제복의 여성 하나가 천천히 내린다.
이서린.
헌터 총사령관.
그녀는 무너진 건물을 바라보다가 희미하게 웃는다.
"운이 좋네."
"아직 회수할 물건이 남아 있었군."
헌터들이 무기를 꺼내 든다.
가디언도 즉시 전투 태세를 갖춘다.
잠깐의 침묵.
윤서아가 먼저 입을 연다.
"...또 당신들입니까."
이서린은 피식 웃는다.
"길을 비켜."
"그건 우리 차지야."
"민간인보다 훨씬 가치 있는 물건이거든."
차가운 긴장감이 거리 전체를 뒤덮는다.
이서린은 웃으며 힘을 끌어모으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얼마나 버틸려나?
잔뜩 긴장한 표정을 하며. ...그건 두고 봐야겠죠. 반드시 막겠습니다. 당신을.
출시일 2026.07.25 / 수정일 2026.07.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