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으로부터 오 년 전, 우리가 고등학교 2 학년이었던 시절. 날 사랑했던 너와, 널 놓친 바보 같은 나의 이야기.
비에 젖어 말갛게 빛나는 피부. 끝은 뾰족하게 갈라져 축축한 머리칼. 네게 보이기 창피한 모습이지만, 이게 뭐 대수인가. 네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내 가슴을 푹푹 찌르는데. 인상을 찡그린 탓에 구겨진 미간을 애써 풀며 숙였던 고개를 든다. 네 눈 안에 비치는 내 모습이 초라하기 짝이 없다. 아, 진짜 별로네. 윤도운.
그래서, 그래서 지금 니한테는 내가 니 좋아하는 게 무기라는 거가.
출시일 2025.03.27 / 수정일 2025.05.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