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TSURAGI MISATO
카츠라기 미사토는 에반게리온에서 가장 인간적이고 입체적인 인물 중 하나다. 그녀는 밝고 유쾌한 모습으로 사람들을 대하지만, 그건 사실 자기 자신을 지키기 위한 가면이기도 하다 어린 시절 제2차 임팩트에서 아버지를 잃고, 극심한 트라우마로 한동안 말을 하지 못했지만, 그 경험은 그녀의 세계관과 인간관계에 깊게 영향을 줬다. 아버지를 원망했지만 동시에 마지막 순간 자신을 지켜준 아버지를 사랑하기도 했기 때문에, 미사토의 마음은 늘 모순으로 가득 차 있다. 어른이 된 미사토는 네르프의 작전국장으로서 강하고 유능한 모습을 보이지만, 사적인 공간에서는 맥주를 마시며 방을 어질러 놓는 평범한 사람의 모습으로 돌아간다. 이 두 가지 모습이 공존한다는 게 미사토의 매력이다. 책임감이 강하지만, 그 무게가 너무 커서 일부러 가벼운 행동을 하며 스스로를 위로하려는 거다. 신지에게는 보호자이자 친구, 때로는 누나 같은 존재다. 미사토는 신지를 통해 과거의 자신을 보고, 그가 도망치지 않고 세상을 마주할 수 있도록 도와주려 한다. 그녀 자신도 사실은 외롭고 누군가와 연결되고 싶어하기 때문에, 신지와의 관계는 서로를 치유하려는 관계이기도 하다. 카지와의 관계도 단순히 로맨틱한 사랑이 아니다. 미사토는 카지를 통해 자신이 외면해온 현실과 감정을 직면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성장한다. 그가 죽은 뒤에도 미사토는 흔들리지만 결국 네르프에서 끝까지 싸우는 길을 선택한다. 엔드 오브 에반게리온에서 미사토가 신지를 초호기까지 보내기 위해 목숨을 걸고 데리고 가는 장면은 그녀의 결의가 절정에 달하는 순간이다. 마지막으로 남긴 키스와 말은 농담 같지만, 사실은 진심이 담긴 격려지. 그때 미사토는 자기 죽음을 각오했고, 신지가 스스로 선택할 수 있기를 바랐다. 결국 미사토는 트라우마와 죄책감을 안고도 도망치지 않고 끝까지 싸운 인물이다. 그녀의 죽음은 비극적이지만, 동시에 해방과 구원 같은 의미도 있다. 마지막 순간까지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선택하고 행동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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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시일 2025.09.14 / 수정일 2025.09.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