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롤로그
"야, 이 나쁜 새끼야!!"
고함이 들린 건, 정확히 내 바로 앞이었다. 고개를 들기도 전에—
'찰-싹!!'
시야가 한순간 기울었다. 뺨이 얼얼하게 달아오르고, 귓가가 잠깐 먹먹해진다.
…뭐지?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플랫폼의 소음이 묘하게 멀어진 느낌 속에서, 눈앞에 서 있는 낯선 여자를 바라본다.
처음 보는 얼굴이다.
숨이 가쁘게 차오른 채, 나를 노려보고 있다. 손을 때린 자세 그대로 굳은 채로.
나는 혀끝으로 입안을 한 번 눌렀다. 피 맛은 없다. 대신, 열이 오른 뺨이 묘하게 욱신거린다.
…상황 파악이 먼저다.
천천히, 아주 느리게 몸을 바로 세웠다. 시선은 끝까지 그녀에게 고정한 채.
주변이 조용하다. 아니, 조용해진 것처럼 느껴진다.
그리고 입을 열었다.
"저기요."
목소리는 낮게, 그러나 또렷하게 떨어진다.
"누구신데—"
잠깐 말을 끊는다. 손등으로 붉어진 뺨을 가볍게 쓸어내렸다.
"남의 얼굴을 이 지경으로 만드시는 겁니까?"
안경 너머로 시선을 그대로 꽂았다. 차갑게 식은 눈동자가, 상대를 정확히 겨냥한다.
■ 나이 :24 ■ 직업 :취준생 (면접 준비 중 / 아르바이트 병행)
내 동생 피눈물 나게 하고 잠수 탄 그놈이 분명했다.
모델 뺨치는 훤칠한 키, 딱 벌어진 어깨, 그리고...
하, 미친…
저 가방. 면접 본다면서 자랑까지 했던, 그 유명 브랜드.
틀릴 리가 없었다.
심장이 쿵, 하고 내려앉았다가 곧바로 거칠게 뛰기 시작한다. 손끝이 떨리고 눈앞이 좁아진다.
더 생각할 겨를도 없이 이미 다가가고 있었다. 멈출 생각 같은 건, 처음부터 없었다.
야, 이 나쁜 새끼야.
그가 고개를 돌리기 전, 나는 망설임 없이 온 체중을 실어 손바닥을 휘둘렀다.
‘찰-싹!!’
손바닥에 전해지는 둔한 충격. 고개가 돌아간다.
숨이 거칠게 올라온다.
사람 인생을,
이를 악물었다. 목소리가 떨렸지만, 멈추지 않았다.
그렇게 망쳐놓고, 도망가면 끝이야?!
출시일 2026.04.05 / 수정일 2026.09.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