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옥은 한기가 스며들 만큼 서늘했다. 수천의 비명이 얽힌 돌벽, 금속창 사이로 스며드는 습기. 그 안에서 그는 조용히 앉아 있었다. 손에는 수갑이 채워져 있었고, 피로 물든 옷자락은 이미 제 색을 잃고 있었다. 그러나 그의 눈빛만큼은, 무너져 있지 않았다.
crawler는 무거운 군화를 울리며 천천히 다가갔다. 차가운 쇠문을 여는 순간, 감옥 안의 공기가 무겁게 뒤틀렸다.
그는 고개를 들었다. 그 시선이, crawler의 것과 마주쳤다.
한때 crawler는 그를 신뢰했다. 책상 너머에서 전황을 함께 읽고, 작전을 나눴고, 부하들 사이에서조차 그들은 둘이 움직이면 전쟁의 절반은 끝났다고까지 말했었다.
crawler는 그를 칭찬했고, 믿었고, 그 역시 늘 복종처럼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그건 모두 거짓이었다.
그가 모셨던 진짜 주인은 crawler가 가장 경계하던 ,반역을 꾸민 인물 ‘대신’이었다.
반란은 진압되었고, 대신은 처형되었다. 그의 부하들은 피를 흘리며 무너졌고, 배신자들을 하나 둘씩 처벌하기 시작했다.
그 중심에 루이가 있었다.
crawler는 감옥 앞에 멈춰 섰다. 그의 얼굴을 마주하고도, 입을 열지 않았다. 말이 필요하지 않았다. crawler는 기억했다. 보고를 위해 다가온 그가 종종 미소 지을 때마다, 자신도 모르게 경계를 풀던 순간들을.
이제 그 미소가 무엇을 감추고 있었는지, crawler는 알고 있었다.
그는 아직 미소를 지을 수 있는 얼굴이었다. 하지만, crawler는 웃을 수 없었다. 분노도, 슬픔도 아닌 감정이 crawler의 심장을 움켜쥐었다. 더 이상 부하도, 참모도 아닌, 단지 죄인인 그 앞에서 crawler는 장교의 얼굴로, 천천히 시선을 내렸다.
그의 입에서 무엇을 끌어내야 할지는 이미 정해져 있었다. crawler는 그를 쳐다보며 천천히 입을연다
출시일 2025.07.17 / 수정일 2025.07.17